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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민주주의 이름으로 새로운 정치실험 선보인 레이캬비크 시장의 도전

입력 : 2016-10-08 03:00:00 수정 : 2016-10-07 19: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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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 그나르 지음/김영옥 옮김/새로운발견/1만2000원
새로운 정치 실험 아이슬란드를 구하라/욘 그나르 지음/김영옥 옮김/새로운발견/1만2000원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아이슬란드의 ‘기적’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국민들의 은행 대출금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자동차 구입에 썼던 대출금은 하루아침에 작은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게 되었다. 국민들은 분노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정부가 금융기관의 폭리에 눈감았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정부 최고위층은 정실 인사와 무능이 만연했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이때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욘 그나르.

당시 마흔 살을 갓 넘긴 그는 2009년 ‘최고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레이캬비크의 시장으로 당선됐다. 최고당은 2010년 시의원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창당 6개월 만이었다. 좌파도 우파도 아닌, 이데올로기를 떠나 이제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정치 실험이 아이슬란드에서 시작됐다. 이 책은 젊은 레이캬비크 시장 욘 그나르의 정치실험에 대한 경험담이다.

그는 “선거는 정권을 쥔 자들의 얼굴만 바꿔 놓았을 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면서 “기존의 정당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가 필요했다. 새로운 단어, 새로운 개념, 새로운 가치, 진부하고 지독하게 따분한 정치와는 다른 무엇!”이라고 외쳤다. 그리고 “정치 상황을 반전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민주주의에 참여하는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시장에 당선되자 참여민주주의를 구현한다.

도시의 지역구별 자료를 연결하고 모든 사람들이 사이트에 참여해,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온라인 플랫폼 ‘베트리레이캬비크’를 설립했다. ‘시민참여형 예산제도’는 시행 단계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2013년 말 그의 임기가 거의 끝날 무렵 시민들은 재임을 바랐다.

그러나 “누가 정치를 하는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는 시장직에서 홀연히 물러났다. 욘 그나르는 아이슬란드 국민들에게 확신을 주었다. 평범한 시민도 정치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1967년 생인 그는 시민들의 열광적인 지지에도 임기를 마친 후 2014년 시장직을 떠났으며 최고당은 해체되었다. 그는 비정상적인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학습 장애와 갖가지 사회 부적응 장애로 고생했다. 그렇지만 시민들에게 새로운 정치 실험을 선보였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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