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9일 포항공대에서 열린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에서 선형가속기 터널을 시찰하며 고인수 ‘4세대 가속기’ 운영단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포항=청와대사진기자단 |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29일 오전 경북 포항시에 있는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식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에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건설은 미래 신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산업 선점을 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국가도 기업도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의 추격형 과학기술에서 벗어나 창의적, 도전적 연구에 승부를 거는 선도형 과학기술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 주관기관인 포스텍은 국내 중소·중견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주요 핵심장치를 개발하거나 국산화해 약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약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가속기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초고속으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온 밝은 빛(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하는 실험장치다. 어두운 곳에서 무언가를 보려면 빛이 필요하듯이 아주 작은 물질세계에서도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선 매우 밝고 파장이 짧은 방사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길이가 710m에 이르는 가속장치를 지나는 동안 전자의 궤도 정밀도는 2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즉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40분의 1 수준으로 관리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과학영역을 선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살아 있는 세포와 질병단백질 구조를 분석해 맞춤형 신약을 개발할 수 있게 돼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인공광합성 기술 개발이나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효율 촉매 변환장치 개발, 고성능의 경량소재 개발 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당장 올해 12월 국내외 연구자가 참여하는 데모 실험을 거쳐 내년부터 이용자를 받을 예정이다.
김용출·이우승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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