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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좀 쉬게 해주세요”… 서울 중·고생들의 ‘발칙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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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06 22:41:30 수정 : 2016-09-06 22:4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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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서울교육 상상원탁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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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학교에서 ‘어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운 것 같지 않아요. 일주일에 한 시간씩이라도 저희의 진로와 삶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6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의 ‘서울교육 상상원탁 토론회’에서는 서울 지역 중·고교생 150여명이 참석해 평소 학교 교육에 대해 생각해온 것들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한가람고 1학년 김채현(16)양은 또래 학생들 앞에서 이같은 생각 외에도 오전 9시 등교, 방과후교육 활성화, 예체능 수업의 확대 등 자신이 직접 짠 일과표를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는 ‘쉼이 있는 교육’을 주제로 학생들이 15개 조로 나뉘어 40여분간 자유 토론을 벌이고, 이후 각 조 대표가 100초간 내용을 발표한 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의견을 나누는 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서는 조별 원탁에 사전교육을 받은 ‘소통이끄미’가 1명씩 배정돼 토론 진행을 도왔다.

학생들은 ‘나의 일주일 일과표 만들기’와 ‘내가 교육감이라면’ 등 2가지 주제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광명중 2학년 임단하(14)양은 “학생들의 취침시간이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며 “취침시간이 사교육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교육을 억제하고 공교육을 강화해 학생들이 공부할 땐 공부하고 쉴 땐 확실히 쉴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연희중 3학년 김나윤(15)양은 “무조건 쉬는 게 아니라 진로활동이나 스포츠를 통해 효율적으로 쉴 수 있는 수업으로 시간표를 짜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성동글로벌경영고 2학년 홍선화(17)양은 “‘말 잘하는 법’이란 과목을 만들어 친구들과 대화 잘 하는 법을 배우거나 매주 금요일에 시를 써서 발표하도록 하면 좀 더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감이 된다면 학생들은 무슨 일을 하고 싶어할까. 영남중 3학년 김주호(15)군은 “내가 교육감이라면 학생들의 자율적인 활동과 자기계발을 보장하도록 할 것”이라며 “수업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그 때 그 때 보충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주장했다. 성동글로벌고 1학년 유지현(16)양은 “학생들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을 지 배우게 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과 발표 중간 중간 모바일앱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실시간 질의를 받기도 했다. 대일고 2학년 양원석(17)군은 “다들 조금 추상적인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상벌점제 폐지나 자유학기제 확대 시행 등 보다 현실적인 의견을 많이 내 줘야 교육감님이 우리 의견을 교육정책에 반영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이 밖에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의 완전 자율화 △국·공휴일 학원 휴무제 실시 △학교 숙제 부담 줄이기 △학생 자치활동 강화 등의 의견들도 조희연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니 더 많은 선택권과 자율권을 달라는 의견이 많은데, 우리 교육청의 큰 방향도 이와 같다”며 “학생들이 자율적 민주시민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방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나온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 중장기 교육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글·사진=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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