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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워주면 자고 주는 대로 먹어"…평창 봉평터널 참사 운전자

입력 : 2016-09-06 13:45:01 수정 : 2016-09-06 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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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측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 있어"
지난 7월 41명의 사상자를 낸 '평창 봉평터널 참사'의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 씨 측은 6일 열린 2차 공판에서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춘천지법 영월지원 형사 단독 나우상 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관광버스 운전자 방 씨 측 변호인은 "사고 전날 늦은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보니 일정이 지연됐다"며 "방 씨는 늦은 식사 후 숙소 지정을 기다리면서 버스에서 대기한 것이 쪽잠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방 씨는 숙소가 정확하게 몇 호실인지 알지 못했고 늦은 식사 후 세미나를 진행 중이던 단체 관광객에게 자신의 숙소를 물어보기도 머뭇거려져 버스에서 잤다"고 덧붙였다.

또 "단체 관광객이 숙소를 지정해 재워주면 자고, 식사도 주는 대로 먹는 것이 업계 관행"이라며 "관광버스 운전기사의 열악한 근무 여건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 씨 측 변호인은 "최저 임금 수준의 기본 급여에 배차 횟수에 따라 추가 지급되는 급여 체계이다 보니 운전자 처지에서는 몸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무리하게 운행하는 때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 씨 측 변호인은 이를 입증하고자 해당 관광버스 회사 측에 방 씨의 급여 체계와 근무 시간 등에 대한 사실 조회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달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방 씨 측이 이날 열악한 근무 여건을 토로한 것은 양형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고 피해자 유족들은 방 씨에게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방 씨는 지난 7월 17일 오후 5시 54분께 평창군 봉평면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봉평터널 입구에서 관광버스를 몰다가 승용차 5대를 잇달아 추돌해 20대 여성 4명을 숨지게 하고 3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2014년 음주 운전 3회째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후 지난 3월 대형 운전면허를 재취득한 방 씨는 관광버스 회사에 입사한 지 4개월 만에 사고를 냈다.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4일 오전에 열린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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