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휘락(사진)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최근 학술지 ‘전략연구’에 실린 ‘북한 SLBM 개발의 전략적 의미와 대응 방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북한이 SLBM을 개발하는 이유가 한국을 핵무기로 공격하려는 수단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며 “한국을 공격하기 이전에 미국이 한국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협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SLBM 개발에 성공하면 남북관계 주도권도 북한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원장은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은 핵미사일과 SLBM을 배경으로 남한에 무리한 사항을 요구할 수 있고 북한이 SLBM을 비롯한 그들 핵무기의 위력과 사용 의지를 적극적으로 과시할 경우 한국이 그러한 요구를 지금처럼 단호하게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입장에서도 SLBM을 확보한 상태에서 유사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에 대해 현재와 같이 단호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크고 북한과의 대화나 직접 협상에 응하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문제기 북·미 간 직접 협상을 통해 이뤄지고 결과적으로 한국 입지는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박 원장은 북한의 SLBM 개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잠수함 사냥팀(Hunter Killer)’ 구성 및 핵추진 잠수함 구축 검토 등을 제안했다. 잠수함 사냥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과 영국군이 잠수함 파괴를 위해 특수 호위 항공모함과 항공기, 구축함 등으로 구성된 전력의 혼합체다. 대잠전 수행을 위해 장시간 항해능력과 필요한 무기 및 장비의 충분한 탑재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핵추진 잠수함 구축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핵추진 잠수함의 보유사실 자체만으로도 북한 잠수함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구매를 통해 대형 잠수함 확보시기를 단축하거나 인도가 러시아로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대여해 사용했던 것처럼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 중에서 몇 척을 대여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도 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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