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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딸도 못 데려와… 비자금 챙길 틈 있었겠나"

입력 : 2016-08-19 19:11:13 수정 : 2016-08-20 11: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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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김정은 통치자금 수십억 지참설 사실 무근" 가족과 함께 국내 입국한 태영호(사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비자금 수십억을 챙겨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매체에서 태 공사가 거액의 김정은 통치자금을 들고 왔다는 설을 제기한 것과는 달리 한푼도 챙겨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태영호가 2014년 영국에서 강연하는 모습.

재북 시절 태 공사 가족과 오랜 기간 알고 지낸 고위 탈북자는 19일 “수십억은커녕 돈 한푼 못 들고 들어왔을 것”이라며 “마치 수십억을 챙겨온 ‘도둑놈’으로 몰아가면 본인과 가족이 매우 억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 공사와 그의 가족들도 자신들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라며 “거액을 챙겨왔다는 식으로 도둑질한 것처럼 얘기하는 데 대해 그와 가족들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많이 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빨치산 집안 출신인 태씨 부인 오혜선씨의 심리상태를 우려했다. 그는 오씨와 2012년 평양에서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고 20대 때부터 알고 지내 친분이 두텁다. 해외에서 지난해 입국한 이 탈북자는 “오혜선은 남편이 비자금을 챙겼다는 얘기에 아주 기가 막힐 것이고 어이가 없을 것”이라며 “뼈대 있는 집안 출신으로 무척 자존심이 강하고 교육수준도 굉장히 높은 사람인데 마치 그렇게 도둑질한 사람들처럼 몰아가면 왜 한국에 와서 이런 꼴을 당하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도 이날 “태영호 거금 지참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 “최근 탈북한 외교관 이슈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확인불가’ 태도를 보였다가 추측성 보도가 확산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의식한 듯 사실관계를 확인해 줬다. 

태 공사 가족의 국내 입국 과정이 긴박하게 이뤄진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거액의 돈을 챙길 시간적 여유는 부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보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태 공사 가족 중 딸 1명이 아직 해외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태 공사 가족의 입국 사실을 공개한 데 따른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며 “딸도 못 데리고 나올 만큼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보면 될 것이고, 이 와중에 거액의 비자금을 챙겨나올 정신이 있었겠느냐”고 밝혔다.

태 공사 가족이 지난달 우리 측에 도움을 요청한 이후 그들의 안전한 귀국을 위해 우리 정보당국은 매우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한영 피살사건과 같은 일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어렵게 국내에 들어온 태 공사 가족의 신변 안전이 제일 중요하고, 행여라도 불상사가 생기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처 성혜림의 조카 이한영은 1982년 스위스에서 한국 대사관을 통해 귀순한 이후 철저히 신분을 감추고 생활했으나 1997년 경기 성남의 아파트에서 북한 공작원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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