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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길거리 점령한 '스몸비족'…위험천만

입력 : 2016-08-09 05:00:00 수정 : 2016-08-08 14: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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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를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면시간 외엔 항시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현대인들이 많은데요. 특히 장마철과 같이 비가 많이 내릴 때 우산을 쓴 채로 스마트폰을 보면서 길거리를 걷는 것은 더욱 위험합니다. 좁아진 시야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걸으면 주변상황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사고 위험 역시 그만큼 높아진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인 '스몸비 족(族)'의 실태와 그 문제점에 대해 살펴 봤습니다.

길을 걸으며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실제로 길을 건너는 속도가 늦어지고 주변을 덜 살피게 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만큼, 안전에도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도로교통공단의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이 교통안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8개 지점에서 영상을 찍어 판독한 결과 1865명 가운데 213명(무단횡단 제외)이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주위 분산 보행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하면서 보행, 걷는 속도 늦어지고 주변도 덜 살펴

'주위 분산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평균 속도가 초속 1.31m로 나타났다. 이른바 '딴짓'을 하지 않은 '비주의분산 보행자'의 평균 속도는 초속 1.38m였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천천히 걷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주의가 분산되는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화통화를 의미하는 '청각+언어'가 초속 1.23m로 가장 느렸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시각+조작'은 초속 1.25m, 음악을 들으며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시청각+조작'은 초속 1.32m였다.

음악을 듣거나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길을 건널 때 주변을 덜 살피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비주의분산 보행자'는 57.7%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왼쪽을 살폈지만, '주의 분산 보행자'는 37.1%에 그쳤다.

보고서는 '주의 분산 보행'의 경우 속도가 느린 데다 신호 변경에 따른 반응 시간도 늦어졌고, 횡단 시 필요한 안전행동을 하는 비율도 현저히 떨어졌다며 돌발 상황에 반응하는 시간이 늦어질 수 있어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시간 지연

이런 위험성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길을 걸으면서 스마트폰 등 음향기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로교통공단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보행 중 음향기기 청취 빈도'를 묻는 질문에 76.5%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음향기기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보행 중 음향기기 사용으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경험'을 묻는 말에 27.9%가 '있다'고 답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사고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09∼2012년 일어난 자사 자동차 대인 사고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폰 관련 교통사고는 2009년 437건에서 2012년 848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걸으면서 스마트폰 사용, 사고 위험 '高高'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아예 '걸을 때 스마트폰 사용주의'를 알리는 안내 표지까지 만들었다.

실례로 서울시는 시청·연세대·홍익대·강남역·잠실역 등 젊은층이 많이 오가는 지역 5곳에 '보행 중 스마트폰 주의' 교통안전표지와 '걸을 때는 안전하게' 보도부착물을 시범 설치하고 있다.

사고 감소 효과까지 이어지는 성과가 확인될 경우 시범 시설물을 정식 교통안전시설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서울시는 전했다.

해외 사례를 살펴봐도 이미 스웨덴과 영국은 이런 안내 표지를 설치했고, 벨기에는 아예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한 전용 도로까지 만들 정도로 세계 각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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