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경기를 연상케 하는 자세로 하수관을 수리한 중국의 60대 배관공이 의도치 않게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왕(61)씨는 최근 하수관이 터졌다는 전화를 받고 장쑤(江蘇) 성 훙쩌(洪澤) 현으로 급히 달려갔다.
왕씨가 본 현장은 심각했다. 넘친 물로 곳곳이 흥건했고, 터진 하수관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잠시 후, 왕씨는 하수관이 물웅덩이 아래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깊이는 90cm 정도. 하지만 흙탕물 때문에 단 1cm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매우 난감해했다. 그렇다고 터진 하수관을 고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왕씨는 심호흡을 한 뒤 상체를 물웅덩이 아래로 들이밀었다. 거꾸로 섰다는 뜻이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에 나선 선수를 떠올리게 했다. 물 위로는 왕씨의 다리만이 빼꼼히 나왔을 뿐이다.
지나가던 주민이 현장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왕씨는 생각지 않게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많은 이들은 물 위로 나온 왕씨의 다리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왕씨는 얼떨떨했다. 그는 “90cm 아래에 터진 하수관이 있다는 말에 몸을 웅덩이로 들이밀었다”며 “오랜 시간 흙탕물에 피부가 닿으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1분마다 밖으로 나왔다가 들어가기를 반복했다”고 말했다.
왕씨의 ‘헌신’ 덕분에 다행히 하수관은 고쳐졌고, 더 큰 침수 피해도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왕이신문이 공개한 현장 사진에도 네티즌들의 칭찬이 쇄도했다.
한 네티즌은 “왕씨의 행동은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으며, 다른 네티즌은 “배관공의 헌신이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배관공들은 얼마 못 버는 걸로 아는데, 이들이 열심히 일하고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이유는 뭐냐”고 반응을 보인 이도 있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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