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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른 하늘을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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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04 14:00:00 수정 : 2016-08-04 15: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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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람∼ 하늘바람∼ 신바람나는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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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은 겨울이 익숙한 지역이다. 유명 스키장들이 몰려 있어 겨울이 반가운 곳이지만 한여름을 잊게 할 시원함도 가득하다. 해발 1000m가 넘는 곳에서 맞는 강한 바람과, 높은 산을 타고 내려오는 찬 계곡물에서의 래프팅까지 여름은 잠시 잊게 된다. 여기에 시원한 황태 해장국 한 그릇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고산지대 목장에서 맞는 시원한 산바람

평창은 태백산맥이 가로지르고 있어 해발고도가 700m 이상인 곳이 전체 면적의 약 60%를 차지한다.

오대산(1563m)을 비롯해 계방산(1577m), 태기산(1261m), 청태산(1200m), 황병산(1407m), 발왕산(1458m) 등 해발 1000m가 넘는 산들이 수두룩하다. 1000m를 넘지 못하는 산은 명함도 못 내밀 곳이다. 이에 조선 개국공신 삼봉 정도전은 ‘문 앞의 땅이 좁아 수레 두 채를 용납할 만하고 하늘이 낮아 재 위는 겨우 석 자 높이’라며 평창을 평했다. 산이 높아 하늘과 가깝고, 산이 많아 평지가 적은 두메산골로 칭한 것이다. 과거 교통, 통신 등 기술이 발달하기 전이야 정도전의 말대로 사람이 살기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오히려 이런 면이 다른 지역과 다른 독특한 평창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해발 850∼1470m의 고산 유휴지에 조성된 대관령목장.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려면 높은 곳으로 가야 한다. 1000m가 넘는 산들이 즐비하니 어느 곳을 가도 상관없지만, 힘들게 꼭 걸어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삼양대관령목장이 있기 때문이다. 대관령목장은 소황병산(1430m) 정상에서 대관령 쪽으로 이어진 해발 850∼1470m의 고산 유휴지를 개척해 초지로 개발했다. 대관령목장의 목초지 면적은 동양 최대인 2000만㎡로, 여의도 면적의 7.5배, 남한 전체 면적의 5000분의 1에 이른다. 

목장 북동쪽 끝에는 강릉 일대의 동해안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동해전망대(1140m)가 있다. 전망대 가는 길에는 양 방목지, 소 방목지, 타조 사육지, 연애소설나무 쉼터, 산책할 수 있는 목책로 5개 구간을 비롯해 곳곳에 풍력발전기(총 53기)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하늘에선 패러글라이딩, 물에선 래프팅

천혜의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끼려면 다이내믹한 레포츠가 제격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했다. 높은 산이 많은 평창엔 그만큼 계곡과 하천이 발달했다. 평창을 가로지르는 평창강은 직선거리가 60㎞ 정도지만 물길의 길이는 220㎞가 넘을 정도로 좌우로 크게 휘돌아 나가는 대표적인 사행하천이다. 평창강은 계방산에서 발원한 속사천과 흥정산에서 발원한 흥정천이 합쳐진 강이다. 평창강은 다시 영월군 서면에서 주천강과 합쳐진 뒤 동강과 합쳐져 남한강이란 커다란 물줄기를 형성한다.

평창강 상류의 금당계곡과 하류 뇌운계곡 두 곳은 굴곡이 심한 만큼 짜릿한 래프팅을 즐기기 제격이다. 금당계곡에서는 래프팅과 함께 멋진 풍광을, 뇌운계곡에서는 급류의 스릴과 수영을 즐기기 좋다.

금당계곡은 금당산 기슭에 있다 해서 붙여졌다. 평창군 내 12개 마을을 흐르기 때문에 십이개수라고도 부른다. 오염되지 않은 계류를 따라 사람 얼굴을 닮은 선바위와 9마리의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구룡소 등의 명소가 있다.

동강에서 짜릿한 래프팅을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
뇌운계곡은 굽이굽이 돌아가는 물줄기가 아름다운 계곡으로 폭이 넓은 편이며 곳곳에 자갈밭과 모래톱이 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형제바위 급류에서는 짜릿한 스릴을 맛볼 수 있고, 물이 잔잔한 곳에서는 수영도 즐길 수 있다. 뇌운계곡에서는 래프팅 외에도 견지낚시를 즐길 수 있다.

평창 장암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하늘을 날아보자. 높은 산이 많은 평창이지만 하늘에서 평창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고, 하늘 바람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다.
높은 산이 많은 평창이지만 산을 꼭 올려다보지 않아도 된다. 장암산을 찾으면 평창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다. 장암산 능선이 길게 이어지는 장암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은 적정한 풍향과 고도로 초보자부터 상급자까지 부담 없이 비행할 수 있다. 2인1조로 하늘을 나는 텐덤 비행은 비행에 관한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는 누구라도 당일 바로 비행을 할 수 있다. 교관과 함께 비행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전문조종자의 지시에 따라 함께 이륙 타이밍을 맞춰 이륙을 하게 되는데 날아오른 다음 조종은 교관에게 맡기고 승객은 편안하게 하늘 풍경을 감상하며 즐기면 된다. ‘셀카’ 촬영은 기본이다. 드넓게 펼쳐진 대지를 배경으로 자신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평창은 외지에서 온 식재료가 특산물로 자리 잡은 곳이다. 대표적으로 황태, 메밀, 감자 등이다. 이중 황태는 6·25 전쟁이 끝난 후 함경도 피난민이 고향과 기후가 비슷한 횡계에 덕장을 세워 황태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시초다. 한겨울철에 명태를 일교차가 큰 덕장에 걸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얼고 녹기를 스무번 이상 반복해서 말린 것을 황태라 한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우며 육질이 쫄깃쫄깃하다. 숙취해소에 그만으로 무침, 구이, 찜, 해장국, 찌개 등으로 먹으면 좋다.

평창=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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