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확장으로 한쪽 다리가 부풀어 오른 미국의 여자아기 사연에 네티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치료 중이기는 하나, 어느날 갑자기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의사는 말한다.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시티에 사는 캠브리 애쉴리(2)는 ‘클리펠-트레노네이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KTS)’을 앓고 있다.
‘클리펠 웨버 증후군(Klippel-Weber syndrome)’이라고도 부르며, 선천적 혈관기형 때문에 발생한다. 다리 비대, 정맥류 등의 징후를 보인다. 10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3년 8월, 캠브리가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아기 다리의 붉은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정체불명의 붉은 반점이 다리에 있었지만, 캠브리의 엄마 애쉴리는 신경 쓰지 않았다. 무사히 출산했고, 그토록 기다리던 딸을 안을 수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며칠 후, 의사들은 캠브리가 KTS 환자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러면서 자세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애쉴리에게 말했다. 또 혈전이 생기면서 생명에 위독한 상황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애쉴리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피부의 반점 정도로 생각했는데 딸에게 큰 위험이 된다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때가 캠브리가 태어난 지 8일째 되던 날이었다.

병명이라도 알게 돼 다행이었지만, 언젠가 닥쳐올 위험 때문에 애쉴리는 가슴을 졸이기 시작했다. 주변에 비슷한 병을 앓는 아이가 없어서 마치 사막에 홀로 내버려진 기분이었다.
다행히도 애쉴리는 페이스북에서 KTS 환자들의 모임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원들 덕분에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어린이 병원이 KTS 치료에 일가견이 있다는 말도 듣게 됐다.
두 달에 걸친 진료 끝에 보스턴 어린이 병원은 애쉴리더러 캠브리의 추적 치료를 시작하자고 했다.
초음파를 활용한 지속적인 혈류 측정으로 KTS가 향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먼저 차단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주요 정맥에 특수 치료제를 주입, 레이저 치료와 동반한다면 더 나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캠브리의 왼쪽 다리는 오른쪽 다리보다 2.5인치(약 6.4cm) 정도 더 두껍다. 길이도 1인치(약 2.5cm)가량 긴 것으로 전해졌다.

캠브리의 치료가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 상황에 따라 수술도 필요하다. 그래도 캠브리의 가족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애쉴리는 “처음에 약간 무서웠지만 캠브리에게 엄마로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우리 딸의 다리가 어때서요?’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캠브리에게 ‘네가 잘 태어났다는 흔적이야’라고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캠브리의 가족은 딸 아이 치료와 수술을 위해 인터넷 모금운동 사이트에도 자신들의 사연을 공개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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