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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조차 숨겨야 하는 OO, 사회적 편견 여전

입력 : 2016-08-01 15:16:06 수정 : 2016-08-01 15: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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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이모(60)씨는 친구를 만난 후 집으로 돌아온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을 수 없었다. 친구 부인이 웃기만 해도 오줌이 찔끔 나와 부부가 여행을 갈 수 없다는 고민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친구의 고민이 재미있다며 웃는 남편의 모습에 요실금 증상을 숨기고 있던 이씨는 남편에게 더 철저히 숨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시니어들조차 요실금을 여전히 숨겨야만 하는 증상으로 보고 있다. 인기리에 종영된 <디어 마이 프렌즈>엔 여행가방에 요실금 언더웨어를 잔뜩 챙기는 희자(김혜자 분)에게 충남(윤여정 분)이 여행파트너 성재(주현 분)에게 들키면 안된다면서 말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요실금을 부끄러운 증상으로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일 유한킴벌리 디펜드가 요실금으로 인한 불편을 경험한 시니어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진행한 ‘디펜드 설문버스’ 캠페인에 따르면 ‘요실금은 부끄러운 증상이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2%, ‘요실금을 숨긴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에 달해 요실금에 대한 부정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이 샐까 두려워 웃을 수 없는 병

특히 참여자 상당수가 요실금에 대해 ‘소변이 샐까 두려워 웃을 수 없는 병’, ‘창피하고 부끄러운 질병’, ‘활동 범위를 줄여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우울증까지 부르는 병’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실버세대 관련 시장 규모가 2020년에는 3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현재 약 27조원 규모의 고령자 관련 시장이 2020년에는 7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시대가 되면서 ‘성인용 언더웨어’ 시장은 대표적인 유망산업이다. 지난해 150억원대이던 이 시장은 2020년는 2500억원대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10년 간 아기 기저귀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에도 못 미치는 반면, 성인용 기저귀 시장은 지난해 대비 30%를 웃돌았다.

◆우울증 등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부끄러워 숨겨야만 한다는 요실금에 대한 부정 인식은 요실금 전용 언더웨어를 공개적으로 구매하는 것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일상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손쉬운 대안임에도 요실금을 숨기는데 주력하게 되어 우울증과 같은 큰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요실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언더웨어나 운동기구 등 요실금 전용 상품의 자발적 구매와 사용을 권장하는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 2012년부터 요실금 전용 언더웨어를 출시한 유한킴벌리 디펜드는 기저귀에 대한 거부감을 고려해 속옷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활동성을 고려한 디자인도 특징이다. 겉옷을 입을 때 표시가 나지 않아 활동을 할 때 따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고,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얇게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로 요실금 증상을 겪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요실금에 대한 부정 인식으로 전용 언더웨어 착용을 꺼려해 활동적인 삶을 즐기지 못하는 시니어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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