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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 왜이래" 그들이 바람피는 이유

입력 : 2016-07-25 16:57:37 수정 : 2017-02-02 10: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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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부부관계 적은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라이나생명의 라이프·헬스 매거진인 '헤이데이'는 강동우 성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109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성생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혼자 743명 가운데 성관계가 월 1회 이하이거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을 더한 '섹스리스'는 36.1%로 3명 중 1명 이상이 등을 돌리고 잔 것으로 드러났다.

섹시리스는 최근 1년간 성관계 횟수가 월 1회 이하이면 해당된다. 기혼과 미혼 구분을 없앤 전체 성인 남녀의 섹스리스 비율은 38.2%였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섹스리스의 비율도 높아져 50대 이상 기혼자는 43.9%에 달했다. 결혼 기간별로 보면 △11~20년차 부부는 30.7% △21~30년차는 37.2% △31년차 이상은 53.9% 등으로 점차 섹스리스 비율이 높아졌다.

강동우 박사는 "해외 논문에 발표된 세계 섹스리스 부부 비율은 20% 수준으로, 이에 비하면 한국은 매우 높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섹스리스 비율은 2014년 기준으로 44.6%였다. 우리나라에서 섹스리스가 많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부부간의 각방 생활이 꼽혔다.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들의 섹스리스 비율은 64.9%로 같은 방을 쓰는 경우(23.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각방을 사용하는 부부들이 성생활에 불만족스러워하는 비율도 44.3%로 한 방을 사용하는 부부들(13.5%)보다 3배 가량 높았다.

섹스리스 부부들은 결혼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도 10점 만점에 5.8점으로 섹스를 유지하는 부부들(6.6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성인 남녀 가운데에는 월 2~3회의 성관계를 가지는 비율이 30.4%로 가장 높았다. 월 1회 이하가 24.2%로 두번째로 많았고 주 1회(19.2%), 주 2~3회(12.8%) 등이 뒤를 이었다. 첫 성관계를 가진 나이는 50대가 남성 22.71세·여성 25.03세였으나, 20대에서는 남성 20.91세·여성 21.09세로 낮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도라고 하면 이른바 여자에 사족을 못 쓰는 남자를 떠올리지만 ‘착한 남자도 바람을 피운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명기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정신과 전문의)은 최근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착한 남자들은 직장에서 외도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회식 후 집이 같은 방향이라 둘이서 한잔만 더 하자고 했다가 모텔로 가거나 지방 출장을 같이 갔다 외로운 마음이 들어 한번 성관계를 갖게 됐는데 그 이후 끊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바람 피우는 남자가 착하다'고 하는 건 말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최 소장은 지적한다. 하지만 불륜녀가 가장 좋아하는 남자는 가정에 충실한 남자다. 속칭 이 여자, 저 여자에게 집적대고 다니는 남자는 불륜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착하고 성실한 남자일수록 한번 불륜관계에 엮이면 끊지 못하고 질질 끌려 가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물론 자기도 좋아서 관계를 가진 것이기에 잘못이라는 것을 안다.

이런 남자는 일단 바람 피운 게 한번 들통 나면 그때부터 180도 달라진다. 더욱이 부인이 현모양처인 경우 ‘내가 미쳤었지’라며 정신을 번쩍 차린다. 울고불고 하는 부인을 보면서 마음이 찢어진다. 재산도 분할해야 하고 이혼하면 아이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두렵다. 착한 남자는 체면도 중요시한다. 바람을 피우다 이혼하게 됐다는 사실은 부모에게도 알리기 싫다. 그러지 않겠다고 싹싹 빌고 죽을 때까지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하나 의외인 것은 수도 없이 바람을 피운 남자도 막상 부인이 이혼 불사 의지를 보이면 어떻게든 헤어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 흔히 자신의 부모가 ‘절대로 이혼은 안 된다’고 했다, ‘아버지 없는 자식을 만들 수는 없다’고 둘러대지만 사실은 부인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는 것이다. 이런 남자에게 부인은 ‘기둥’과도 같은 존재다. 어떤 점에선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다.

최 소장은 “바람을 피우고 밖으로 도는 것도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항상 자신을 돌봐주고 챙겨주며 잔소리해주는 기둥이 무너지면 자신도 무너진다”고 설명했다.

처음 외도 사실을 들키고 나면 대다수 남자는 뜨끔해한다. ‘더 이상 만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남녀관계는 그렇게 칼로 무 자르듯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연애에는 상대방이 있다. 본인은 헤어지고 싶어도 불륜 상대가 매달리면 '십중팔구(十中八九)'는 마음이 약해진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 남자는 더는 안 만나겠다고 했으니 부인이 ‘쿨’하게 덮고 다시는 그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데 부인이 계속 의심하고 확인하며 시간이 지나도 조금만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면 바람 피운 얘기를 하면서 죄인으로 몰면 점점 지친다. 부인이 의심을 하고 불륜녀에 대해 언급하면, 남자는 그때마다 그 여자 생각이 난다.

최 소장은 “부인은 남편이 다시는 바람 피우지 못하게 계속 확인하고 잔소리하는 것이지만, 의도와는 달리 남편으로 하여금 계속 그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불륜 상대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 것일까. 흔히 사람들은 불륜녀라고 하면 색기 어린 요부를 떠올린다. 그런데 불륜남이 의외로 많이 하는 말은 ‘그녀와 말이 잘 통해 좋았다’이다. 즉, 서로 대화가 통했다는 것이다.

마누라는 마주치기만 하면 불평불만이었다. ‘뭐가 필요하다’, ‘뭐를 사야 한다’는 게 마누라가 하는 말의 대부분이다. 그게 아니면 남편을 무시하고 흠잡는 게 다였다. 그렇게 매일 무시당하고 살았는데, 불륜녀는 자신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줬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줬다고 말한다.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그녀에게 보니 푹 빠지게 됐고, 섹스는 차후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그는 “부부 심리치료 용어 중 ‘추격자-도망자 커플’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추격자인 부인은 더 빨리 달려 더 세게 남편을 쥐어 잡으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도망자인 남편은 더 멀리 달아날 뿐”이라고 전했다.

다시 말해 여자는 남자를 꼼짝 못하게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부인일수록 남편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관심이 없다. 자신의 육체적 매력을 잃으면 남편을 잃을 까봐 굶다시피 해서 살을 빼고 보톡스와 성형수술로 성적인 매력을 유지하려 한다. 남편을 홀리는 여자는 ‘예쁜 것’들일 것이라고 단정한다. ‘예쁜 것’들의 성적, 육체적 매력에 혹해 남자가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한편 서로 이혼한 부부 4쌍 중 1쌍은 헤어진 뒤에도 성관계를 가진다고 영국 일간지 더 선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 설문조사 기관 리서치 나우(Research Now)가 최근 18세에서 49세의 남녀 1021쌍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15쌍 가운데 27%인 193쌍이 ‘이혼 후에도 성관계를 가진다’고 답했다.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성 연구가인 페퍼 슈워처(Pepper Schwartz)는 “이혼한 부부가 전 배우자와 교감을 나누는 이유는 감정적으로 덜 피곤하고 때때로 편안함마저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성(性) 심리 치료사 타미 넬슨(Tammy Nelson)은 “전 배우자와의 잠자리를 끊지 못하면, 새로운 누군가와 교감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조언했다. 이 조사에서 409쌍(40%)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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