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동환의 월드줌人] 다운증후군 딸 낳았다고 소송거는거 아닙니다

관련이슈 오늘의 HOT 뉴스

입력 : 2016-07-01 14:00:05 수정 : 2016-07-01 14:27:0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다운증후군 딸을 낳은 미국의 한 여성이 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이 다운증후군 환자라서가 아니다. 나팔관이 막혀 임신 가능성 0%라고 호언장담했던 의사의 말에 불임수술을 받지 않았는데, 결과가 달라 정신적 충격이 컸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시간주에 사는 로리(50)는 2008년 어느날, 불임수술을 받으러 병원을 방문했다. 그가 불임수술을 받으려던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의사는 로리더러 이미 나팔관이 막힌 터라 임신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불임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의사가 그렇다고 하니 로리로서는 어쩌겠는가. 그냥 의사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가 달라졌다. 2010년 로리는 병원에서 임신진단을 받았다. 2년 전쯤 의사가 장담했던 것과 말이 달랐다. 결국 그는 다음해 4월, 딸 리간을 낳았다. 한 가지 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세상에 나온 리간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로리는 의사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유는 하나다. 의사의 말과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로리는 방어태세를 취했다. 그가 다운증후군 딸을 낳았기 때문에 의사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우는 거라는 말이 여기저기 나와서다. 로리는 의사의 오진이 낳은 현실, 딸에게 장차 드리울 어두운 미래 등에 대한 걱정이 이유라고 강조한다.

“딸이 대학에 들어가는 걸 보겠죠. 결혼하는 것도 봐야 하고요. 그런데 내가 우리 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로리는 “딸은 사랑의 결정체며 남편과 내 인생을 훨씬 값지게 해줬다”고 말했다. 달콤, 친절 등의 단어로 리간을 수식한 그는 “우리 딸은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덧붙였다.



로리 가족의 변호인 팀 타카라는 “잘못된 판단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묻는 게 이번 소송의 목적”이라며 “피해 여성은 임신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의 오진은 로리가 맞이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결과를 낳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지의 한 법률 분석가는 “로리가 양육비를 받아내려 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임신을 하는 것’과 ‘임신이 되는 것’의 차이를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미국 폭스뉴스 영상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