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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범죄엔 가차없다”…두테르테 취임 일성

입력 : 2016-06-30 19:35:12 수정 : 2016-06-30 19:3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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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공식 취임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공식 취임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신임 각료와 행정·사법·입법부 주요 인사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열고 임기 6년의 제16대 대통령에 올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가차 없고 지속적인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겠다”며 “부패에 대해서도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30일 마닐라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베로니카가 옆에서 성경책을 들고 있다.있다마닐라=말라카냥궁 제공
그는 대선 승리 이후 “마약상을 죽여도 좋다”며 군경에 최고 500만페소(1억2000여만원)의 포상금과 승진을 약속했다. 이에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9일 두테르테 당선 이후 60명 넘는 마약범죄 용의자가 경찰 단속 중 사살됐다. 겁먹은 필리핀 마약범들은 경찰에 줄줄이 자수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까지 필리핀 수도권에서만 경찰 감시 대상에 올라 있는 300여명의 마약범이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강력범은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며 살인, 마약, 강간 등 강력범에 대한 사형제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또 밤 10시 이후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통행금지, 공공장소 흡연 금지, 새벽 1시 이후 주류 판매 금지 등의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 당선인의 치안대책을 ‘독재정치’, ‘공포정치’의 부활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만성적인 부패와 범죄에 염증을 느낀 필리핀 국민들은 그를 뜨겁게 지지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두테르테 당선인은 1988년부터 22년(7선)에 걸쳐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을 지내며 미성년자 야간통행 금지, 야간 주류 판매 금지 등의 정책으로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국민들의 지지와 협력을 얻지 못한 이는 아무리 강하다 할지라도 대통령으로서 성공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6년 대통령 단임제 폐지와 의원내각제 전환, 연방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며 공산 반군세력인 민족민주전선(NDFP)의 반정부 무장투쟁을 끝내기 위해 평화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또 경제 성장을 위해 40%로 제한된 외국인 투자 지분 규제 완화, 사회기반시설의 국내총생산(GDP) 5% 투자, 세제 개혁 등 추진할 계획이다.

역대 필리핀 대통령들이 마닐라 ‘퀴리노 그랜드스탠드’ 광장에서 성대한 취임식을 가진 것과 달리 이날 두테르테 당선인은 교통 통제에 따른 국민 불편 등을 들어 간소한 취임식을 선택했다. 전날에는 관료들과 지지자들에게 단출한 음식을 대접했다. 마틴 안다날 대변인은 “간편식과 소박한 자리는 요란스럽고 호화스러운 것과 거리를 두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선호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친미 반중’의 아키노 전 정부와 달리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사태와 관련해 중국과의 대화, 남중국해 자원 공동개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친미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 실리외교를 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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