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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소셜톡톡] "나도 여자지만 저 칸엔 안 탄다"

입력 : 2016-06-21 13:00:00 수정 : 2016-06-28 16: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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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부산교통공사는 (도시철도 1호선에서) 출퇴근 시간에 '여성 전용칸'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승객들이 몰리는 시간에 임산부와 영·유아를 동반한 여성을 배려하고, 최근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에서다.

물론 취지는 좋지만 서울과 대구 등 타 시도에서는 역 성차별 논란 등으로 무산됐고, 해외에서도 반응이 엇갈려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성 전용칸 운영 선례가 없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는 2007년과 2011년 각각 출퇴근 시간에 운영하려다가 역 성차별 지적 등 반대여론이 강해 결국 무산됐다. 대구도시철도도 2013년 출근 시간에 추진하려다가 같은 이유로 보류됐다.

일본은 2000년부터 도쿄와 오사카 등지의 도시철도에서 출근 시간에 운영하고 있다. 인도·이집트·아랍에미리트 등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는 남성이 여성 전용칸에 타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에서는 2012년 시행했다가 이용률이 저조해 폐지됐다. 독일과 영국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도 민간 철도에서 여성 전용칸 도입을 추진하려다가 역 성차별 논란에 휘말려 무산된 사례도 있다.

이같은 소식에 대해 온라인상에선 여성 전용칸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들이 많았다.

A씨는 "나도 여자지만 저 칸에 타기 싫다"며 "배려는 함께 있는 공간에서 이루어나가는 것이지, 저렇게 격리해서 욕먹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B씨는 "정말 여성을 보호할 목적이라면 여성 칸을 만들 게 아니라 성추행범 단속과 신고가 원활히 이뤄지게끔 조치해야 한다"며 "이건 그냥 여자가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되레 여성인권에 해가 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C씨는 "여자들이 어쩌다가 남녀혼용칸에 탔을 경우 그것이 추행을 당해도 좋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다"며 "만약 여성전용칸이 아닌 일반칸에서 성범죄가 벌어지면 그 책임이 고스란히 여성전용칸을 타지 않은 여성에게 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D씨는 "왜 여성만 사회적 약자이고, 보호받고 배려받는 대상이 되어야 하냐"며 "이런 발상의 정책이 계층을 나누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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