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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세계시장서 고유명사 될 것”

입력 : 2016-06-19 22:39:04 수정 : 2016-06-19 22:3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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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번역 스미스, 서울국제도서전 포럼 참석 “(한국문학의 세계화는) 보장돼 있거나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문학의 세계화에 일조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성공이 일본 현대문학 전반에 아무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을 보세요.”

작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공동 수상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는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문학은 세계 출판시장에서 독창성, 예술성, 형식과 문체의 다양성을 대체하는 새로운 고유명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관련 기관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문학번역원, 대산문화재단, 문화예술위원회 등 다양한 지원 기관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한국이 일본에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라며 “영어권 독자에게 한국문학을 소개할 전례 없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 기관이 시장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어느 때보다 막중한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 참가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가 원고를 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채식주의자’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출판사나 번역가의 의견을 구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한다면 한국문학은 앞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미스는 또 한국문학이 문화의 고유성이나 보편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작가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강은 이제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작가가 됐다”며 “하루키가 ‘일본문학’ 작가로 인식되지 않듯 한강도 더 이상 ‘한국문학’ 작가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성공하는 데 문화적 대표성이나 고유성이란 개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구병모 작가의 소설 ‘위저드 베이커리’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멕시코 번역가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도 참석했다.

그는 “(위저드 베이커리는) 제목만 보면 어린이를 위한 순수한 환상소설로 보이지만,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싸우며 인간 감정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는 소설”이라며 “멕시코 독자들은 우리 인간을 덮쳐오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에서 발견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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