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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디지털 격차 없애자"… '프로젝트 룬'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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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07 10:00:00 수정 : 2016-06-06 2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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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시행착오 거쳐 시범사업 활기
2013년 6월13일(현지시간) 구글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의 시작을 알렸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구글의 비밀 연구조직 엑스(X)는 홈페이지에는 “인터넷이 전 세계 공용인 것 같지만 아직도 3명 중 2명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프로젝트 룬을 통해 지구 전체를 무료 와이파이 지역으로 만들어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를 없애고 재난 상황에서 누구든, 어디에서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룬 팀은 지구 성층권에 대형 무선인터넷 공유기 격인 룬 기구 수백, 수천개를 띄우면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프로젝트 룬은 지난 3년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시범사업으로까지 나아갔다. 상용화가 언제 이뤄질지는 명확하지 않다. 룬 팀은 사람들이 ‘무모하다’고 비판한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지구에 ‘디지털 평등’(digital equality)을 불러올 수 있을까.

◆전 세계 무선 인터넷 실현 꿈꾸는 룬 팀

3년 전 세계 언론은 룬 팀을 주목했다. 성공을 점치기도 했지만 ‘취지는 좋지만 무모한 도전’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룬 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프로젝트 이름 ‘룬’은 기구(balloon)에서 따온 것이지만 ‘미치광이’나 ‘바보’를 뜻하기도 한다. 프로젝트 3년이 다 된 시점이지만 룬 팀은 여전히 무모한 도전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룬 팀의 페이스북에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새로 개발한 ‘기구 자동 띄우기’ 크레인의 이름이 ‘치킨 리틀’(Chicken Little)로 명명돼 있다. 사전적으로 ‘비관론자’나 ‘걱정많은 사람’을 뜻한다. 같은 이름의 만화영화 주인공은 하늘에서 떨어진 뭔가에 매번 머리를 얻어맞곤 한다.

치킨 리틀은 룬 기구가 지상에서 띄워질 때 안정적으로 상승하도록 돕는다. 기구 안에 뜨거운 공기를 넣고 준비하는 동안 바람이 세게 불면 띄우자마자 땅바닥으로 처박히기 일쑤다. 그래서 기구 발사 직전까지의 과정을 사람이 아닌 기계가 순식간에 해내도록 만든 게 치킨 리틀이다.


룬 팀은 그동안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는 기구의 높이, 동력인 태양광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무게를 최소화해 비행시간을 늘리는 방법, 기구 간 최적의 통신 환경 등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룬 기구의 이동은 전적으로 성층권 고도차 간 기류 변화를 이용하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에 기구를 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처음에는 태양광 패널을 룬 기구 아래 한쪽에만 설치한 때문에 쉽게 방향을 틀기 힘들어졌다. 룬 기구가 태양을 등지면 전력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룬 기구 양쪽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전력량을 늘린 뒤에야 야간 비행 등에서 사용할 전력을 충분히 충전할 수 있게 됐다.

◆각종 난관 극복해가는 룬 팀에 각국 러브콜


룬 기구의 모양과 크기도 조금씩 변했다. 룬 기구가 떠 있는 성층권 기압은 대기의 1% 수준이고, 온도 변화가 심한 데다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이런 악조건에 견딜 수 있는 재질과 크기, 모양으로 룬 기구를 최적화해야 했다. 그 결과 지난해 초 섭씨 영하 75도와 시속 291㎞에 달하는 극소용돌이(폴라보텍스)를 견디면서 187일간 비행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기간 동안 룬 기구는 지구를 19번 돌면서 초고화질(UHD) 동영상 전송이 가능한 15Mbps 다운로드 속도 구현에 성공했다.

룬 기구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룬 기구가 비행 과정에서 수집한 성층권의 기후와 날씨, 바람과 온도변화 등 여러 정보들은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기관 등에 제공하고 있다. 물론 초기에 제기된 사생활 보호 문제를 고려해 룬 기구 카메라는 지상을 향하지 않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비행 규정을 지켜야 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룬 팀은 모두 항공 규정 전문가가 됐다. 룬 기구의 비행 고도는 항공기의 두 배를 넘는다. 하지만 상승 및 하강할 때는 각국 관제탑 등과 협조해 항공기와 룬 기구가 충돌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룬 팀의 도전이 상용화가 안 됐다고 해서 아주 외면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룬 팀에 러브콜을 보내는 곳은 인도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룬 팀에 시범사업 등을 시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특히 인도 서부 고아주는 지난달부터 룬 팀과 시범사업 등 협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미 룬 팀은 지난해 말 인도네시아의 텔콤셀, XL 악시아타, 인도셋 등 3개 통신회사와 100개 이상의 룬 기구를 띄우는 데 합의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만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기지국 건설 등 인터넷 보급이 쉽지 않아 룬 팀을 택했다.

인터넷 접속 인구가 20%대에 불과한 스리랑카도 올해 10개 이상의 룬 기구를 띄워 인터넷 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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