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현장] 관광객 끌어들이는 무사증 제도… 불법체류자 4년새 20배 늘렸다

입력 : 2016-06-01 18:42:56 수정 : 2016-06-01 20:39:06

인쇄 메일 url 공유 - +

‘무비자’ 작년 63만명… 6년새 10배↑ / 8명이 단속… 1명당 600명 맡는 꼴 / “3D업종 구인난… 취업비자 확대를”

제주도에 무사증(무비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제주를 찾는 외국인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09년만 해도 제주 무사증 입국자는 6만9569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62만9724명으로 6년 사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불법체류자도 2011년 282명에서 2015년 4353명으로 4년 사이 20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적발 건수는 지난해 602명에 그쳤다.

제주지검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제주에 비자 없이 들어온 뒤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이 5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한 해 불법체류자가 전국적으로 5309명이 증가했는데, 제주에서만 2978명이 늘어 전체 증가분의 55.3%를 차지했다.

중국 관광객 3500명이 제주항에 도착, 크루즈선에서 내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들 대부분은 제주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들어갔거나 제주에 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30일간 비자 없이 제주에만 머물 수 있는 무사증 제도가 불법체류 경로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에는 무사증 베트남인 56명이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다. 이 중 일부는 제주에서 불법취업하다 검거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법체류자를 단속하는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 조사과 직원은 8명에 불과하다. 조사과 직원 한 사람이 600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를 담당해야 한다.

제주도 무사증 제도가 중·장기 관광객 유치 등에 일조를 하지만 이를 악용해 불법체류하는 외국인들도 많아 폐해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외국인 취업비자 확대로 불법체류자 양산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무사증으로 제주에 왔다 불법체류자로 전락한 이유는 대부분 불법취업 때문이고, 건설현장·축산농장·음식점 등 3D 업종에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만큼 지금보다 외국인 취업을 늘리자는 것이다.

농민 이모(63·서귀포시)씨는 “수확기에 일손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브로커를 통해 불법체류 외국인을 고용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황정익 제주국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값싼 노동력을 얻으려는 우리 사회 분위기도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외국인근로자 인권 보호와 범죄 대책, 두 가지 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배이 '시크한 매력'
  • 김소현 '심쿵'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