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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상품 광고엔 왜? 점집 '얼굴마담' 된 '황마담'

입력 : 2016-06-01 12:11:16 수정 : 2016-06-02 1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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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마담'으로 유명한 황승환(본명 오승훈·45)의 종착지는 무속인일까. 유명 개그맨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황승환은 수십억 채무를 감당 못해 파산 위기에 처했다. 엎친데 덮친격 지난 2014년 갈등을 겪어온 아내 박모씨와 이혼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에 많은 이가 주목했다. 이 가운데 무속인으로 변신한 근황(5월31일 세계일보 단독보도)이 공개되며 그의 굴곡진 삶은 다시 한 번 시선을 끌었다. 

황승환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의 한국 불교 천불종 소울예언의집에서 '묘덕선사'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황승환에 따르면 자신은 무속인이나 역술가가 아닌 선사(승려의 높임 말)로, 대중과 소통하고 선지식(앞서 말해주는 것)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2012년 검찰 조사로 힘든 시기 자살도 생각했지만 스승인 ○○법주를 만난 후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됐고,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승환이 꺼낸 말에는 '천불종'이니 '선사'니 쉽게 와 닿지 않는 불교 용어로 가득하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무속인이 아닌 선사임을 강조한 해명 이후 자신이 있는 점집은 언론에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 광고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보도 과정에서 점집 상호 및 무속인 이름 노출을 피했지만, 황승환이 매체 인터뷰를 통한 직접 언급으로 해당 점집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황승환이 홍보하는 사주 상품은 인터뷰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신내림을 받지 않았고, 선사로서 수행을 받고 있다는 그는 점집의 광고에 적극적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는 '예언적중 ○○예언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사주 상담 티켓이 판매됐다. '1인 사주' 3만9000원부터 시작하는 이 상품은 논란 끝에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사주 상품에는 황승환의 얼굴이 걸려있고, 점집 홍보 영상에는 황승환이 등장해 "○○법주님의 수제자, 개그맨 '황마담'이었던 황승환입니다. 마음의 병, 정신의 병, 육체의 병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은 ○○예언의 집으로 와서 답답한 마음 풀어헤쳐 소망으로 울리고 마음의 부자가 되어보십시오"라고 광고한다. 그는 "내사랑" "오시면 좋은 거 알면서"라며 개그맨 활동 시절 유행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황승환이 있는 점집 홈페이지에는 "하늘수로 풀어서 영적으로 보는 예언적중 100%"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회색 승려복을 입은 백발의 황승환이 나온 사진이 홍보물로 게재돼 있다.  

점집 홍보에 열올리는 황승환의 모습은 수행 중인 선사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 무속인으로 비치는 것에 불쾌함을 토로하면서도 전면에 나서  사주 상품을 팔고, 점집에 방문할 것을 유도하는 모습은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더불어 그가 무속인인지 선사인지, 수행 중인 곳이 법당인지 점집인지 대중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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