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해군연구처(ONR)는 최근 버지니아주 델그린의 지상화력 시험장에서 레일건의 첫 발사 시험 장면을 공개했다.
미 해군과 국방부가 13억달러(1조5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10년 넘게 개발해온 레일건은 원거리 적 함정 타격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는 ‘꿈의 무기’다.
레일건의 가장 큰 특징은 발사 속도다. 소형발전소와 대용량 콘덴서 시스템(capacitor bank)을 통해 만들어지는 25㎿(약 1만8750가구의 전기량) 용량의 전기 힘으로 기존 포탄보다 분당 10배 빠르게 발사된다. 이 전력을 이용해 25파운드(11.3㎏) 무게의 텅스텐 탄환을 10.6의 포신을 통해 시속 4500마일(7242㎞)의 속도로 200㎞가 넘는 거리의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고 ONR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 미 해군연구처(ONR)가 미국 버지니아주 델그린의 지상화력 시험장에서 처음으로 시험 발사한 미래형 무기 ‘레일건’. 레일건은 포신의 역할을 하는 두 개의 전도성 레일에 흐르는 전류가 자기장을 형성해 발사체를 가속시킨다. 미 국방부 동영상 캡처 |
레일건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로버트 워크 국방부 부장관은 “유럽에서 냉전 시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공기, 미사일, 탱크 등 거의 모든 것을 저렴하게 무력화할 수 있는 레일건은 대단한 억제력”이라고 강조했다. 레일건 개발자인 ‘BAE 시스템스’ 최고경영자(CEO) 제리 드머로는 “거포(巨砲) 시대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화약과 사거리 문제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레일건은 화약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 해군이 운영하는 6인치(152㎜) 함포의 사거리는 15마일(24㎞)에 불과하다. 2차 대전 당시 대형 전함에 장착된 16인치(406㎜) 함포의 사거리도 고작 24마일(38㎞)이다. 반면 레일건의 사거리는 125마일(201㎞)이나 된다. 레일건의 파괴력도 상당하다. 워크 부장관은 “초속 1㎞가 넘는 발사체의 운동에너지는 엄청나고, 아직 그것을 막을 수 있는 대응체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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