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반기문의 존재감… 분열·반목 정치권에 과시

입력 : 2016-05-25 22:00:35 수정 : 2016-05-26 01:49: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국가 통합 지도자 나와야"… 예상보다 빠른 대망론 피력 여권발 대망론이 끊이지 않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예상보다 빨리 내비친 것은 여당의 내분 등 여권의 정치적 상황을 감안한 행보로 읽힌다.

당초 반 총장은 올 연말 임기 종료에 즈음해 대선 출마 방침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졌다. 유력 대선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은 20대 총선 참패 이후 한달여 내분으로 지도부 공백상태가 지속돼 식물정당으로 전락한 상태여서 당의 구심점이 될 강력한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반 총장은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갈등을 틈타 대선 출마를 시사함으로써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각인시키려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이 25일 오후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견언론인모임인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반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시사했다.
제주=연합뉴스
반 총장은 25일 관훈클럽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여당의 분열과 정치권 반목을 겨냥해 통합을 시대정신으로 내세웠다. 그는 “남북으로 분단된 것도 큰 문제인데 내부에서 여러 가지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고 이런 것이 해외에 가끔 보도되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약간 창피하게 느낄 때가 많다”며 “제 생각에는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친박 대권후보설과 관련, “그런 것을 너무 확대해석해서 다른 방향으로 몰고가는 것은 제가 보기에도 기가 막힌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을 자주 만나냐고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 때도 그랬고, 어느 대통령이건 다 했다”며 “(박 대통령을) 7번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가니까 사진 찍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미국 유학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상부에 보고했다는 논란에 대해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며 “언론 비판을 보며 기가 막힌다는 생각을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시 상황에 대해선 “총영사관에 적을 두고 있으며 정부 고급 귀빈들이 많이 오니까 제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 비슷하게 했다”며 “대학신문에 난 것을 카피해 보냈고, 학생도 아니고 펠로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서 보고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제가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고 정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보고한 것이고 개인 의견이 들어간 게 없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따라다니며 그런 것(동향 보고)을 한 게 아니다. 그런 것을 제가 보면 기가 막힌다”고 항변했다. 특히 “(저에게) 흠집을 내는 건데 제 인격에 비춰서 보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반 총장은 모두발언에서 “신문을 봤는데 자기들이 ‘많이 도와주겠다, 선거운동을 해주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국제사회에 이게 너무 커지니까 제 입장이 좀 난처해지는 수가 많다”며 “혹시 제가 초심을 버리고 다른 데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냐, 저의 관심이 국내에 더 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곤혹스런 심경을 표시했다.

그는 “지금 현재는 제가 맡은 소명을 성공적으로 맡다가 여러분에게 성공적으로 보고할 수 있는 게 바람직스러운 게 아니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고맙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제주=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