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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류한류] 초코파이 봉지에 정 대신 돈 채웠네

입력 : 2016-05-09 19:05:50 수정 : 2016-05-10 01: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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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억원 상당 필리핀 밀반출 / 경찰, 환전상·운반책 등 3명 적발
1996년 9월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온 필리핀인 M(40)씨는 체류기간이 지난 뒤에도 한국에 눌러앉았다. 자신과 외모가 비슷한 사람의 외국인등록증을 구해 합법체류자로 위장하며 여러 불법 조직에 가담했다. 그러면서 외화 밀반출 대행이 짭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통장개설·송금 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환치기’ 수법으로 본국에 돈을 보내는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대개 라면봉투를 이용해 외화를 밀반출하는 수법이 주로 사용됐다. 은박으로 된 봉투 안에 돈을 숨기면 공항 수하물 검색에서 잘 적발되지 않아서다. M씨는 초코파이 봉지를 활용하는 새 아이디어를 냈다. 100달러권 지폐 5∼30장 정도를 반으로 접어 넣으면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다.

그는 2009년 1월부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외국인장터 등을 돌며 몰래 돈을 부치려는 동포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외화송금수수료보다 적은 비용으로 몰래 돈을 보낼 수 있다”는 꼬드김에 수많은 필리핀 출신 노동자가 넘어왔다.

M씨는 의뢰인들을 모은 뒤 환전상을 통해 한화를 필리핀에서 가치가 더 높은 달러화로 바꿨다. M씨가 이런 방식으로 최근까지 필리핀에 송금한 돈만 한화로 137억원에 달하며, 그는 수수료 명목으로 한달에 300만∼400만원을 챙겼다. 운반책 G씨는 1회당 운반수당 30만원을 받았다.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9일 M씨와 G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한국인 환전업자 권모(57·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유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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