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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관제시위 지시 의혹' 청 행정관 조사, 안 하나 못하나

입력 : 2016-04-26 19:43:19 수정 : 2016-04-27 1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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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공직기강비서관실, 정식조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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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정무수석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행정관의 ‘관제시위’ 지시 의혹과 관련해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는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밝혔지만 파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형식적인 확인 수준에 그쳤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시사저널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민정수석 산하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이나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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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청와대가 허 행정관을 감찰하는 등 정식 조사를 벌인 사실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소통비서관실은 시민단체와 소통 창구 역할을 한다”며 “(허 행정관이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문자를 주고받은 행위는) 직무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청와대 내에 허 행정관을 조사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개인의 일탈이라면 감찰감인 데다 이 정도 파문이면 조사를 벌여 논란을 차단해야 하는데 허 행정관을 문책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허 행정관은 지난 1월 추 사무총장에게 한·일 위안부 합의 타결을 지지하는 집회를 개최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어버이연합을 둘러싼 의혹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전날 JTBC는 전국경제인연합이 벧엘선교재단을 통해 어버이연합에 지원한 돈이 기존에 알려진 1억2000만원보다 4억여원 많은 5억2300만원이라고 보도했다. 2012년 2월 1800만원 입금을 시작으로 2014년 연말까지 20차례에 걸쳐 5억2300만원이 입금됐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경련이 종교단체 계좌를 통해 어버이연합을 우회 지원했다는 의혹 관련 사건을 일괄적으로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전경련의 행위는 금융실명제법 위반, 조세포탈, 업무상 배임 등에 해당한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2030정치공동체 청년하다’ 등 시민단체가 고발한 허 행정관의 관제시위 지시 의혹도 함께 수사할 방침이다.

이날 서울서부지법에서는 허 행정관이 신청한 시사저널의 출판·배포 금지 및 인터넷 기사 삭제 가처분 공판이 열렸다. 허 행정관 측과 시사저널 측은 허 행정관과 추 사무총장이 나눈 대화의 성격이 ‘조율’이나 ‘협의’인지, ‘지시’인지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허 행정관 변호인은 “집회를 열어 달라거나 열라고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고, 시사저널 변호인은 “시민단체와 청와대 간 ‘격’과 ‘파워’ 차이를 고려하면 지시로 읽히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라고 맞섰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3년 논란이 됐던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이 다시 거론되자 “전면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상에 제압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이제 진실을 전해 거짓을 제압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전날에도 “문건이 사실이라면 워터게이트 이상의 스캔들이 아닌가?”라며 “명백한 헌정질서 유린이다. 국회에 특별위원회나 청문회가 만들어져 전경련, 국정원, 어버이연합에 대한 전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필웅·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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