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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 그림책 속으로 함께 산책 가요

입력 : 2016-04-23 03:00:00 수정 : 2016-04-22 2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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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한 자 없는 ‘파도야 놀자’
참새·노숙인 그린 ‘부러진 부리’
6가지 주제로 30권 책 소개
서정숙·김주희 지음/샘터/1만4000원
그림책에게 배웠어/서정숙·김주희 지음/샘터/1만4000원


턱을 괴고 앉은 아이가 멀뚱멀뚱 바다를 보고 앉았다. 아이의 뒤에는 갈매기 다섯 마리가 나란히 섰다. 아이의 맞은편 바다에는 파도가 치고 있다. 가만히 앉은 아이의 모습과는 달리 물보라를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는 활기가 넘친다. 아이는 무책색으로, 파도는 파란색으로 그려 이런 대비가 더 뚜렷하다.

그림책 ‘파도야 놀자’(이수지 지음·비룡소)의 한 장면이다. 부모는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아이야 저 나름대로 주목하고, 해석하겠지만 아빠, 엄마도 한 마디쯤 거들어야 하지 않을까. 심지어(!) 이 책은 글자 한 자 없는 그림책이다. 

파도치는 바다를 가만히 보고 앉은 아이를 그린 그림책은 모험의 세계를 동경하는 동심을 일깨운다. 부리가 부러진 참새의 결핍과 소외는 편가르기에 익숙한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부모가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다.
비룡소·샘터 제공
‘그림책에게 배웠어’가 제안하는 설명은 이렇다.

“바다의 페이지는… 재미와 모험의 세계겠지요. 익숙하지 않아서, 낯설어서 좀 겁도 나지만 푸르름이 넘치는 세계, 가보고 싶은 세계, 매력적인 세계. 아이와 갈매기들은 그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끌려 환상과 재미, 모험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책읽기에 정답이 있을 리 없지만 그럴싸하다. 책은 아이와의 책읽기를 ‘산책길’에 비유한다. 저자들은 “그림책 산책길에서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들을 귀띔해 드리고자” 쓴 책이라고 소개한다.

‘부러진 부리’(너새니얼 래첸메이어 글·로버트 잉펜 그림, 이상희 옮김, 문학과지성사)는 부리가 부러진 참새와 노숙인의 이야기다. 부리가 부러져 모이를 먹을 수 없게 된 참새, ‘실패자’로 낙인 찍힌 노숙자는 외톨이라는 점에서 ‘같은 편’이다. ‘부러진 부리’를 결핍의 상징으로 내세워 반듯한 부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함께 먹고, 함께 걷고, 함께 잠자는” 모습을 보여주며 “각자 자기 마음속의 부리를 찾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가 고민인 부모들이 참고해볼 만한 책이다. ‘그림책 속 숨은 1㎝’란 코너에는 그림에 숨겨진 유머를, ‘그림 책, 아는 만큼 보인다’ 코너에는 그림책 이론을 들려준다. 6가지의 주제를 나눠 30권의 책을 소개하는데, 그림책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이들뿐 아니라 부모들도 새겨들을 만한 것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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