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석양 날 포근하게 감싸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오늘 하루도 다른 사람의 행동 때문에 서운할 때가 있었고 반대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배려가 모자랄 때도 있었다. 내 마음은 스스로 감정조절을 하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하루가 겨우 끝난다.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그제야 내 마음을 안정시킨다.
가끔 운 좋게 저녁노을이 질 시간에 퇴근할 때가 있다. 온 하늘이 붉은빛으로 물들어 가로수와 건물 등 익숙한 거리가 너무나 멋진 세상으로 달리 보인다. 따뜻한 붉은빛 속에서 해가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있는데 주위를 돌아보면 앞차도 옆차도 다 마찬가지였다. 석양은 퇴근하는 모든 사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그 짧고 행복한 시간이 끝나면 갑자기 캄캄해지기 시작한다. 저녁노을을 보면 모든 이치가 시작이 있으면 또 끝이 있다는 아쉬움 때문인지 왠지 슬퍼진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갱년기 때문에 그런가 하고 생각해 보지만 해가 지는 것을 보고 슬퍼하는 사람은 나 말고도 꽤 많다고 한다. 저녁노을은 항상 집을 향할 때 보는 것이라 그런지 헤어짐이나 슬픔, 향수 같은 것을 느낀다고 하는데 이런 감정이 생기는 것은 심리학적이나 의학적으로도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저녁노을이 예쁘게 물들 때 다음날 날씨는 좋다고들 한다. 매일 같은 하루지만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긴 마련이다. 하지만 하루가 끝났으니 내일은 오늘보다 좋은 일이 있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먹는다.
요코야마 히데코 리포터 sj08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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