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농구협회와 WKBL은 6일 체육회 공정위원회 결과를 바탕으로 서류를 꾸려 지난 12일 법무부에 제출했습니다. 특별 귀화라지만 하루 만에 뚝딱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엔트리 제출 전에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첼시 리 귀화는 지난 2월부터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에 진통이 생겨 공정위원회를 개최할 여력이 없었습니다. 지난달 말 통합체육회가 가까스로 출범했고 이후 지난 6일에야 공정위원회가 열려 특별 귀화 추천을 심의할 수 있었습니다.
서류를 받은 법무부 측은 17일 “귀화 심사를 위해 제출 서류 등에 대해 확인 절차를 진행중에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국적심의위원회가 언제 열리는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국적심의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또는 국적심의위원장이 요청할 때 열립니다. 안타깝게도 국적심의위원장은 현재 공석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본부장을 맡아온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 대박 의혹으로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넋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습니다. 24명의 예비 엔트리를 꾸린 대표팀은 12명의 최종 명단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입니다. 대회 개막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대표팀 선수들은 하루라도 빨리 모여 호흡을 맞춰봐야 합니다. 첼시 리가 비록 예비 명단에는 들지 못했지만 벌금 약400만원을 내면 명단 교체가 가능합니다. 8년 만에 여자농구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농구협회와 WKBL은 벌금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제 칼자루는 법무부에 있습니다. 지난 6일 체육회 심사 통과로 여자농구의 리우행에 한가득 희망을 안긴 첼시 리가 정작 법무부 심의 지연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국적심의위원장은 공석이지만 규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첼시 리 특별귀화는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 첼시 리가 꼭 귀화된다는 보장은 없지만(역대 대한체육회 추천을 받은 선수는 모두 귀화함) 여자농구 대표팀의 안정적인 전력 구축을 위해서라도 법무부가 조금 빠른 결론을 내려주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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