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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특파원의 월드와이드뷰] '레임덕' 위기 박대통령… '마이티덕'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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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15 18:39:18 수정 : 2016-04-15 22: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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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임덕 극복한 오바마… 비결은 ‘선택과 집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를 7개월가량 남겨 놓고 ‘뒤뚱거리는 오리’(레임 덕)가 아니라 ‘강한 오리’(마이티 덕)로 하늘을 날 기세이다.

그는 재임 기간 중간선거 때마다 패배의 쓴맛을 보았고, 여소야대 구도의 정국에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런 위기를 헤쳐나가면서 21세기를 빛낸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역사적인 평가를 기대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동시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었다. 그 자신이 대권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민주당이 하원에서 21석을 보태 435석 중 257석, 상원에서 7석을 추가해 100석 가운데 58석을 차지하는 완승의 주역으로 화려하게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무려 63석을 잃어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공화당은 242석으로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6석을 잃어 53석에 그쳤고, 공화당이 47석을 차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잃지 않은 것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고, 그로부터 2년 뒤인 2014년 중간선거에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188석을 얻는 데 그쳤고, 공화당은 247석을 가진 거대 야당으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도 무려 9석을 잃어 46석의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공화당은 상원 54석으로 다수당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집권 1기의 중간선거 패배 직후에는 ‘몽둥이로 얻어맞았다’ (shellacking)는 표현을 써가며 패배를 자인했다. 승리한 공화당과의 협력을 다짐했고, 세제 개혁 등 주요 국정 현안에 공화당의 입장을 반영했다.

그러나 집권 2기의 중간선거인 2014년 선거 참패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돌변했다. 선거 결과에 유감을 표시하지도 않고 인적 쇄신을 거부했으며, 기존의 국정 어젠다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를 우회해 행정명령 수단을 동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여소야대의 의회와 맞섰다. 국내 정책 분야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 구제, 총기 규제 등을 밀어붙였다.

특히 의회의 견제를 피할 수 있는 외교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 수교 등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국정 지지율을 50%대로 끌어올려 공산권 붕괴를 이끌어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반열에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도 미국의 중간선거에 해당하는 이번 4·13총선에서 참혹한 패배를 맛보았다. ‘선거의 여왕’은 이제 국정이 마비될지 모르는 레임덕의 위기에 몰려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의 오바마처럼 야당과의 화해를 도모할지, 아니면 집권 2기 중간선거 이후의 오바마처럼 ‘마이 웨이’를 택할지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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