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재임 기간 중간선거 때마다 패배의 쓴맛을 보았고, 여소야대 구도의 정국에서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과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런 위기를 헤쳐나가면서 21세기를 빛낸 위대한 대통령이라는 역사적인 평가를 기대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만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집권 1기의 중간선거 패배 직후에는 ‘몽둥이로 얻어맞았다’ (shellacking)는 표현을 써가며 패배를 자인했다. 승리한 공화당과의 협력을 다짐했고, 세제 개혁 등 주요 국정 현안에 공화당의 입장을 반영했다.
그러나 집권 2기의 중간선거인 2014년 선거 참패 직후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돌변했다. 선거 결과에 유감을 표시하지도 않고 인적 쇄신을 거부했으며, 기존의 국정 어젠다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를 우회해 행정명령 수단을 동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여소야대의 의회와 맞섰다. 국내 정책 분야에서는 불법체류 외국인 구제, 총기 규제 등을 밀어붙였다.
특히 의회의 견제를 피할 수 있는 외교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이란 핵 협상 타결, 쿠바 수교 등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쌓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국정 지지율을 50%대로 끌어올려 공산권 붕괴를 이끌어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반열에 올랐다.
박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의 오바마처럼 야당과의 화해를 도모할지, 아니면 집권 2기 중간선거 이후의 오바마처럼 ‘마이 웨이’를 택할지 중대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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