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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심형래 "9년 만에 기회… 할리우드 대작 뛰어넘겠다"

입력 : 2016-03-29 18:45:31 수정 : 2016-03-29 21: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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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디 워 2’로 재기 나선 영화감독 심형래

 

<<사진 = 심형래 감독이 ‘디 워 2’로 재기에 나선다. 9년 동안 쌓인 외로움을 털어내고, “어느 누구도 본 적 없는, 놀라운 영화”를 내놓겠다고 말한다. 하상윤 기자>>
“이번에는 ‘심형래가 만든 영화’ 같지 않게 찍을 겁니다. 정말 새로운, 한 번도 못 봤던 영화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디 워 2’는 ‘디 워’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될 것입니다. ‘아바타’나 ‘트랜스포머’처럼 A급으로 인정받는…. ‘최상’에서 ‘최악’까지 가봤으니, 못 할 이유가 없어요. 다시 태어난다는 느낌과 각오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토요일 늦은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유자차와 레몬에이드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은 심형래 감독은 예상과 달리 조금도 들떠 보이지 않았다.
 “중국 투자사로부터 5억 위안(약 900억원)을 지원받아 그토록 갈망하던 ‘디 워 2’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뉴스의 주인공답지 않게 웃음기조차 싹 가신 얼굴로 오로지 ‘어떻게, 잘 만들까’를 고민하면서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한국에서는 신용이 망가져서 밑바닥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 중국과 미국 등에서 투자, 배급하겠다고 나서주니 저로서는 참 고마운 일이지요. 중국 화인글로벌영상그룹의 이신 회장이 먼저 제안해 왔어요. 중국에서 SF영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주성치 감독이 만든 ‘미인어’가 35억 위안(약 6300억원)의 수익을 넘어섰는데, ‘디 워 2’라면 40억 위안(약 7200억원)을 돌파할 수 있다더군요. 앞서 중국에서 ‘디 워’가 개봉했던 2008년은 지금처럼 큰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데다 쓰촨성 대지진까지 겹쳤는데도 당시 3500만 위안(약 63억원)의 수익을 낸 기록을 보고 가능성을 읽었다는 거예요. 미국의 한 메이저 영화사는 3000개 극장 배급을 약속했고, 일본 요시모토영화사의 가즈요시 오쿠야마 회장은 ‘디 워 2’의 아시아 판권을 갖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재기의 기회가 찾아오기까지는 9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무척 외로웠죠.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너무도 괴로워서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그토록 형편없는 영화를 만든 것도 아닌데, 뭇매를 맞고 나서 힘 한 번 못 써 보고 9년을 보낸 겁니다. 드라마 천재 김종학씨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을 때엔 그 소식을 듣고 우울증까지 앓았었습니다. 그럴수록 ‘디 워 2’ 하나만 보고 버텨 온 거예요. 나를 알아달라고 말하며 돌아다닐 수도 없고. 너무 힘드니까 ‘디 워 2’에 더욱 집착하게 되더라고요.”

2007년 개봉한 ‘디 워’는 국내에서만 842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미국에서는 2277개 극장에서 상영돼 1100만 달러(약 130억원)의 흥행 수입을 거뒀고, 중국에서도 ‘용의 전쟁’이란 타이틀로 200개 도시 600여 개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하지만 당시 일부 논객들의 ‘CG(컴퓨터 그래픽)효과는 봐줄 만하지만 시나리오가 허술하다’, ‘연출력 부재’, ‘애국심 마케팅’이란 지적에 따라 숱한 화제와 논란을 낳았다.

“할리우드에서는 한 해 평균 500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는데, 이 가운데 200여 편만이 극장에 안정적으로 내걸립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해외 수입 영화인 ‘디워’가 2000여 곳 극장에서 선을 보였던 것입니다. 알래스카와 하와이, 괌에서도 상영됐어요. 당시 누군가는 심지어 ‘쓰레기 영화’라고까지 표현했는데, 왜 800만 넘는 관객이 ‘디 워’를 선택했는지, 중국은 왜 후속 작에 거액을 투자 하는지…. 무조건 매도해선 안 됩니다. 그때 국내 여건에서 ‘디 워’ 같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고급 CG기술도 최초로 구현해냈던 것 아닌가요. 베이징에서 가진 제작발표회 때 이 회장을 향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왜 망가진 사람에게 투자하느냐고요. 이 회장이 답하더군요. 나는 심형래 감독에 대한 ‘비난성 자료들’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나 캐릭터 하나를 창조하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안다, 동양의 용이 서양의 용을 잡는다는데, 얼마나 좋은 소재인가, 나는 ‘디 워 2’의 흥행을 자신하니 지켜봐 달라고….”  

심 감독은 지난 19일 베이징 탕라호텔에서 화인그룹과 함께 ‘디 워 2’ 제작 발표회를 갖고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제작팀은 갖춰져 있고, 미국 현지 제작팀만 꾸리면 된다. ‘디 워’를 촬영할 때는 팀을 짜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었지만 이제는 노하우가 쌓여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다.

미국의 대중전문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할리우드 작가들이 참여한 ‘디 워 2’의 시나리오는 완성까지 3년이 걸렸다.

동양의 판타지와 서양의 스토리가 결합된 심 감독의 89번째 영화 ‘디 워 2’는 1969년 냉전의 와중에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선점을 위해 전개되는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우주경쟁을 배경으로 한다. 올여름 크랭크인, 내년 7월 전 세계 개봉 예정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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