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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친박의 경거망동, 선거 망치기로 작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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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3-11 22:11:07 수정 : 2016-03-11 22: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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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진흙탕 싸움
이한구의 독주 뒤에
‘보이지 않는 손’ 의심
새누리당 친박 인사들의 경거망동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비박계를 몰아붙이며 사생결단식으로 덤벼드는 양상이 4류 정치를 재삼 확인해주고 있다. 공천관리위를 이끄는 이한구 위원장의 처신은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 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한 호텔에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몰래 만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는 부인했지만 이 위원장은 부인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다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된 다음 날이다. 윤 의원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태흠 의원은 “(공천살생부 관련)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대표로서 무책임한 거 아니냐”며 김무성 대표 비난에 동조했다고 말했다가 다시 부인했다. ‘끼리끼리’ 저질 정치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그제 경선지역을 발표하면서 당초 명단에 포함됐던 김 대표의 지역(부산 중·영도)을 빼버렸다. 공관위 전체회의에서 김 대표의 경선이 결정됐고 최고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이 보고됐다. 그런데도 이 위원장은 갑자기 ‘살생부’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며 방향을 틀었다. 경선지역 배제는 김 대표에 대한 압박은 물론 경선불가·공천탈락으로 해석돼 진흙탕싸움으로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어제 3차 공천 결과도 혼자 발표했다. 비박계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의결을 거부했다. 두 사람은 이 위원장을 향해 독선적이라며 회의에도 불참했다. 일련의 사태 중심에 친박계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위원장의 전횡 뒤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해석이 많다. 공천과정에서 청와대 하청을 받은 것 같다는 말이 비박 의원 입을 통해서 나오는 실정이다. 어설프게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친박들이 경쟁하듯 나서다 제 발등을 찍은 형국이 됐다. 청와대는 부인하지만 대통령이 그제 대구를 방문한 것은 지난해 6월 했던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이 심판해주셔야 한다”는 말을 되살리려는 행보이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그 측근들을 몰아내기 위해 대통령이 움직인 것으로 해석되지 않을 수 없다.

공천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되면 최악이다. 대통령까지 가세한 모양새를 보이는 패싸움 뒤에 남는 것은 뻔하다. 민심은 떠나고 총선 패배라는 쓴맛을 볼 것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겨 국정 운영에도 큰 차질을 줄 우려가 있다. 여권은 이제라도 민심에 귀를 열어 자중자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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