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현주의 일상 톡톡] "제발 이런저런 걱정없이 아기 좀 낳을 수 있었으면…"

입력 : 2016-03-10 05:00:00 수정 : 2016-03-10 07:57: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지난해 출생아 수가 3년 만에 증가세를 보였지만, 합계출산율로는 여전히 초저출산 국가 기준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출산 초기에는 아이가 적게 태어나도 수명이 늘어나면서 전체 인구가 감소하지 않지만, 저출산이 심해지고 고령인구가 본격 사망하기 시작하면 인구는 줄어들고, 한번 인구가 줄어들면 그 흐름을 바꾸기 어려워지는데요. 계속 이 상태로 가면 오는 2028년에 자연증가율이 0명이 되고, 2030년부터는 한국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학업과 취업·결혼·보육의 어려움 탓에 가임부부들의 출산 기피 현상은 확대되고 저출산은 지속될 것입니다. 게다가 평균수명이 점점 늘어나 고령화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 2014년 10월 결혼한 직장인 김모(34)씨는 지난 주말 아내 박모(32)씨와 자녀 계획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더 늦기 전에 빨리 아이를 갖자는 남편 김씨와 달리,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 박씨는 육아 부담에 임신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박씨는 "요즘 30대 부부의 불임이 많다고 하지만, 솔직히 임신이 되도 문제"라며 "아이는 누가 어떻게 키울지 막막하고, 이에 따른 양육비도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역대 4번째로 적었고, 합계 출산율로도 여전히 초저출산 국가 기준을 넘어서지 못했다. 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속도는 더디고 사망자가 늘면서 자연 증가 인구는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3만8700명으로, 전년(43만5400명)보다 3300명(0.8%)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3년 만에 늘었다.

◆1983년부터 저출산 시작? "지난 33년간 뭐했나"

출생아 수는 △2005년(43만5000명) △2014년(43만5400명) △2013년(43만6500명)에 이어 역대 네번째로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粗出生率)은 8.6명으로 전년과 같았다. 합계 출산율은 1.24명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0.03명 증가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초저출산 기준선인 1.30명을 넘어서진 못했다.

한국은 2001년 합계 출산율이 1.297명으로 떨어져 초저출산국가가 되고 나서 15년째 이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합계 출산율은 여전히 OECD 최하위 수준이다.

통계청은 "1983년에 합계 출산율이 2.1명 이하로 내려가는 저출산이 시작됐고, 그때 태어난 연령대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게 되면서 출생아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 출산율은 20대에서 감소하고 30대에서 증가했다. 30대 초반(30∼34세) 여성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116.8명으로 집계돼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 3.0명 증가했다. 이어 20대 후반(25∼29세)이 63.1명, 30대 후반(35∼39세)은 48.3명 순이었다. 20대 후반의 출생아 수는 0.3명 감소했고, 30대 후반은 5.1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전년보다 0.19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산모의 비중은 23.8%로, 전년보다 2.2%p 확대됐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27만5700명으로, 전년보다 8000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755명이 숨을 거두는 것으로, 전년보다 22명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령화 영향으로 사망자가 많이 생기는 7080대에 진입한 인구가 늘어난 탓이다.

◆2030년부터 본격적으로 인구 감소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는 5.4명으로 전년보다 0.1명 늘었다. 90세 이상과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에서 사망률(해당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이 줄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90세 이상이었는데, 195.2명으로 전년보다 3.9% 증가했다. 뒤이어 △80대(71.4명) △70대(23.3명) △60대(7.6명) 순이었다.

출생아에서 사망자를 뺀 자연증가는 16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4700명 감소했다. 자연증가는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래 가장 낮았다.

통계청의 2010년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28년에는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가 같아져 자연증가가 0명이 되고, 해외 유입 인구 등에 따라 2030년에는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 수는 3.2명으로 전년보다 0.1명 줄었다.

한편, 20대의 출산율이 줄고 만혼화(晩婚化)가 심해지고 있어, 결혼 연령을 앞당기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추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전년의 1.21명보다 0.03명 올랐다. 여전히 초저출산국가(합계출산율 1.3 미만)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나마 가임여성의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생아수가 3년만에 증가세로 반등한 것은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출생아수는 43만8700명으로 3300명 늘었다.

출산율 상승은 30대 출산의 증가가 원인으로 보인다. 지난해 여성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는 30대 초반이 전년대비 3.0명, 30대 후반이 5.1명 증가해 각각 116.8명과 48.3명이었다. 반면 20대 초반 여성 1000명당 출생아수는 12.5명, 20대 후반은 63.1명으로 각각 0.6명과 0.3명 감소했다.

◆20대 출산 감소…만혼 추세 심화

이처럼 20대 출산이 줄어든 원인으로는 만혼 추세 심화가 지목된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출산도 늦춰지는 것. 늦은 첫째 아이 출산은 둘째와 셋째 아이 출산을 포기하는데도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서는 결혼 적령기의 젊은층이 식을 올리고 아이를 낳는데 부담없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정부의 저출산 대책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면서 실효성을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김혜윤 '사랑스러운 볼하트'
  • 채수빈 '매력적인 미소'
  • 조보아 '아름다운 미소'
  • 아이브 장원영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