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을 사랑하는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5번째 내한했다. 영화 ‘독수리 에디’(감독 덱스터 플레처)를 알리기 위해서다.
7일 새벽 입국한 잭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독수리 에디’ 공식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 영화의 메시지와 ‘독특한 스포츠’(스키점프)에 대해 언급했다.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열린 캘거리 동계 올림픽 당시 영국 선수로는 최초로 스키점프 종목에 참가해 ‘디 이글(The Eagle, 독수리)’란 별명을 얻은 에디 에드워즈(태론 에거튼)와 그를 이끈 비운의 천재코치 피어리 브론슨(휴 잭맨)의 감동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언뜻 한국영화 ‘국가대표’(감독 김용화, 2009)를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배우이자 감독인 덱스터 플레처가 메가폰을 잡고 휴 잭맨과 태론 에거튼이 주연을 맡아 국내 영화팬들의 시선까지 사로잡았다.
잭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녕하세요”라며 친근한 한국말 인사를 건넸다. 무려 다섯 번의 공식 내한을 통해 ‘한국사랑’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는 그는 본인을 ‘서울시 홍보대사’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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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에디' 휴 잭맨(왼쪽)과 덱스터 플레처 감독/사진=김경호 기자 |
호주 출신인 그는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 스키점프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었다고 말했다. “호주에 스키점프 팀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그는 ‘독수리 에디’를 촬영하며 스키점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했다.
이어 2018년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언급하며 “기회가 된다면 직접 가서 스키점프 경기를 보길 바란다”고 우리 국민에게 당부했다.
영화 ‘엑스맨’ 시리즈에서 불멸의 초능력자 ‘울버린’을 연기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잭맨은 액션 및 폭력신이 등장하지 않는 이번 영화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태론이 연습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일이 무척 즐거웠다”며 “직접 스키점프하는 장면 하나 등장하긴 한다. 에디가 그동안 만난 코치가 6~7명이라고 들었는데, 제가 연기한 브론슨은 이들을 모두 합쳐놓은 인물이라 보면 된다. 한 선수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독수리 에디’는 울버린(휴 잭맨)과 킹스맨(태론 에거튼)의 만남만으로도 전 세계 영화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이에 잭맨은 “(독수리 에디는) 두 남자의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호흡이 그만큼 중요했다”며 “이를 위해 에거튼과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에 뉴욕에 만났다, 그는 정말 멋진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플레처 감독은 배우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며 “에거튼은 대성할 스타라고 예상했는데 이미 성공해 있었다. 어떤 인물이든 연기해낼 수 있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졌다”고 두 사람을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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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수리 에디' 스틸/이십세기폭스코리아 |
마지막으로 잭맨은 ‘독수리 에디’에 대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한국인들에게도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며 어렵게 배우의 길을 걷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호주의 드라마로 얼굴 알려진 후 ‘미녀와 야수’ ‘선셋 블루버드’ 같은 뮤지컬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고 운을 뗀 후, “호주에서는 뮤지컬 배우를 배우가 아닌 예능인이라고 생각한다. 연기가 하고 싶어 영화 오디션에 3개월간이나 문을 두드렸지만 매번 거절 당했다”고 말했다.
잭맨은 “한 감독님에게 애원한 끝에 결국 배역을 따냈다”면서 “힘들 때마다 ‘난 배우니까 연기를 해야 해’라고 마음 먹었다. 제 마음은 ‘배우’인데 주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때 정말 힘들었다”고 자신에게도 에디와 같은 시절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한편 '독수리 에디' 기자회견에는 태론 에거튼이 참석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날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비행기를 타지 못했기 때문이다. 7일 오후 2시3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뒤늦게 공식일정에 합류했다.
세상을 뒤흔든 영국 최초의 스키점퍼 에디와 브론슨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 ‘독수리 에디’는 다음달 7일 국내 개봉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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