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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비박 싸움에 '기름' 부은 살생부 명단 파문

입력 : 2016-02-28 18:40:37 수정 : 2016-02-28 22: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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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잇단 괴문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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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에서 4·13 총선 공천을 앞두고 불거진 ‘현역 의원 40명 물갈이 명단’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이 명단을 전달받았다고 지목된 비박(비박근혜)계 김무성 대표는 명단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고, 친박계는 백해무익한 분란 조장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급기야 28일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과거 18, 19대 총선에서 ‘학살’이라는 섬뜩한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깊은 상처를 주고받았던 친박, 비박계 간 공천 갈등은 이번 명단 파문으로 비등점에 육박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 마련된 고 신민당 이철승 총재의 빈소에 조문을 마치고 나서며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 위원장, 당에 공식조사 요청… 김 대표 겨냥


이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 면접 후 브리핑에서 ‘물갈이 명단’ 파문과 관련해 “깨끗한 선거, 공정한 공천을 해야 하는 사람이 찌라시(사설 정보지) 전달자나 찌라시 작가 비슷한 식으로 의혹을 받는 것을 그대로 놔둘 수는 없다”며 분노했다. 이어 “정두언 의원에게 직접 들은 여러 상황과 대외적으론 알려지지 않은 상황까지 생각한다면 마치 ‘3김 시대’ 음모 정치의 곰팡이 냄새가 난다”고 날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특히 김 대표를 겨냥해 “김 대표는 아직 해명하지 않고 있다”며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나온 자료와 정두언 의원에게 직접 들은 것 간에 차이가 많이 난다”고 지적했다.

비박계 정 의원은 지난 26, 27일에 걸쳐 자신이 친박계에서 주장한 40여명 물갈이 명단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김 대표 측근으로부터 들었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비박계 김용태 의원도 같은 내용의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명단에는 이재오, 유승민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의 이름이 대거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중진 의원 일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가 비박계를 공천에서 탈락시킬 명분으로 친박계도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지난주에 공천 배제 의원 명단이 포함된 괴문서가 돌긴 했지만, 이번 명단은 여러 명의 실제 이름이 거론됐고, 당사자들이 명단에 자신들이 포함됐다고 직접 밝힘에 따라 인화성이 훨씬 더 강하다.

친박계 의원들은 명단 존재를 부인하며 김 대표에게 경위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의원은 “누가 그런 소리 했는지 그 사람부터 찾아내서 솎아내야 한다”고 격분했다. 김태흠 의원도 “김 대표가 정말 살생부를 받았는지, 왜 이런 논란이 생겼는지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여성위원장(가운데)이 28일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에 출마한 여성 예비후보자들과 함께 여성 우선추천 지역 선정, 당선 가능지역 10% 이상 여성 공천 등 여성 공천 확대를 촉구하며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존재 ‘부인’, 비박 ‘부글부글’


파문이 커지자 김 대표 측은 진화에 나섰다. 김 비서실장은 27일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 대표는 그러한 요구를 받은 적이 없고, 정 의원과는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는 이름들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명단 존재를 부인하며, 정 의원과는 세간에 떠도는 얘기를 주고받은 것일 뿐이라는 얘기다.

비박계 의원들은 발끈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이 위원장의 고강도 현역 물갈이 방침을 놓고 친박계가 비박계를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라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주엔 김 대표와 가까운 몇몇 의원들이 특정 공기업 이권에 연루돼 컷오프될 것이라는 괴문서가 돌았다. 친박계가 비박계가 현역 의원인 서울 한 지역에 여성 변호사를 공천하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 문건으로 내연하던 친박·비박 간 갈등이 이번 ‘물갈이 명단’이 발화제가 되어 폭발하고 있는 셈이다.

양측 모두 명단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으나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계파 간 충돌이 예상된다.

공관위는 이날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 의원인 이정현 최고위원 등 호남 지역 공천신청자에 대한 면접을 끝으로 1차 면접을 마무리했다. 공관위는 29일부터 1차 면접 후보자에 대한 본격적인 축조심사에 돌입해 우선추천지역, 단수추천지역, 경선지역을 가려낼 예정이다. 내달 둘째주부터는 경선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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