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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남과 여’ 일생에 단 한 번, 마음 가는 대로

입력 : 2016-02-21 13:44:00 수정 : 2016-02-24 10: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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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주의

이윤기 감독의 작품은 잔잔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마력이 있다. 스토리나 사건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조용한 듯 격정적으로 흘러가는 주인공들의 내면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까지 소용돌이치게 만드는 힘이 그것이다.

그가 5년 만에 정통멜로 영화 ‘남과 여’를 선보인다고 했을 때, 수도 없이 반복돼온 소위 ‘불륜스토리’를 답습하는 건 아닐지 걱정됐다. 최근 범죄·오락·액션이 아닌 몇몇 장르의 실패를 목도하면서 ‘이제는 제대로 된 멜로 좀 보고 싶다’는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남과 여’는 세 가지 매혹으로 관객, 아니 멜로에 관용적인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첫 번째는 마치 ‘그림엽서’같은 아름다운 인물·풍경 쇼트가 거의 매 신 등장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감정의 진폭이 큰 배역을 덤덤하게 표현해낸 두 배우의 힘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풍부한 여백과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사랑이란 감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본 감독의 연출력이다.

핀란드의 광활한 대자연과 설원, 낯선 땅에서 만난 남자와 여자가 있다. 이들의 만남은 지극히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시작됐다.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던 두 남녀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들려주기 시작했고 이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이끌리며 서로의 육체를 파고든다.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서울에서 각자의 가족과 평범한 일상을 누려가던 두 사람. 우연인지 필연인지 다시 만난 남자와 여자는 마치가 서로가 운명이기라도 했다는 듯 서로에게 강하게 이끌린다. 하지만 서로에게 돌아가야 할 가정이 있고 ‘아픈 손가락’이 있다는 사실은 내내 두 사람의 마음을 흔들리고 불안하게 한다.

그러고 보면 남자와 여자, 두 사람의 사랑 사이에 참 많은 것들이 놓여 있다. 오롯이 ‘사랑’이란 단어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하지만 불완전하고 불안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들이. 그리고 영화는 결말을 향해 치닫거나 그것이 중요하다고 강요하지만은 않는다.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은 태생부터 다르다. 아니 그 방식이 다르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이야기,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감정의 동요와 긴장감이 작품 전체에 흐른다.

혹자는 그냥 불륜이야기라고 폄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생에 단 한 번, 머리가 아닌 가슴이 먼저 알아본 사랑. 스크린이기에 허용될 수 있는 러브 판타지는 겨울의 끝자락, 관객들의 가슴을 한껏 적시기에 충분하다. 같은 듯 다른 사랑을 했던 그 남자와 그 여자의 사랑을 관객들에게 납득시킨 전도연과 공유의 연기는 유려하고도 세련됐다. 청소년관람불가. 115분. 2월25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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