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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방화 일가족 화상…경찰이 모아준 치료비 9천만원

입력 : 2016-02-16 10:35:58 수정 : 2016-02-16 10: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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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부서 박은주 경위, '피해자보호 발표회'서 지원사례 발표 지난해 9월28일 새벽 A(27·여)씨의 집은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났다.

추석을 맞아 6년째 별거 중이던 부모와 동생까지 네 가족이 오랜만에 모였지만 "건강을 생각해 술을 좀 그만 마시라"는 가족의 잔소리에 아버지가 갑자기 시너를 자신의 몸과 방에 뿌리고 불을 지른 것이다.

황급히 불은 껐지만 A씨는 3도 중화상을, 부모는 각각 2도 화상을 입고 말았다.

몸이 좋지 않은 부모가 일을 나갈 수 없게 되자 자신이 돈을 벌어 생계를 꾸리던 A씨는 더 큰 난관에 빠졌다. 자신과 가족의 화상을 치료하려면 병원비가 1억원 가까이 든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씨 가족의 어려움을 알게 된 광주 서부경찰서의 피해자보호 전담경찰관 박은주(43·여) 경위가 지원에 나선 것은 그때부터였다.

박 경위는 A씨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뿐 아니라 지역사회 곳곳에 도움을 구했다. 결국 구청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랜드 복지재단, 월드비전, A씨 가족을 치료하던 병원 등이 동참했고, 주민 성금도 답지했다.

이렇게 모인 돈이 9천여만원. 재기불능의 좌절과 상심을 안고 살던 A씨 가족은 이 돈으로 피부이식 수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A씨는 박 경위에게 "너무 큰 상처로 삶의 의지를 잃어갈 때 경찰의 지원으로 조금씩 희망을 갖게 됐다"고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박 경위는 16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피해자 보호·지원 감동스토리 사례 발표회'에서 이러한 지원 사례를 직접 발표했다.

이 행사는 경찰이 지난해 초 본청과 지방청, 일선경찰서에 200여명을 신규 배치한 '피해자 전담 경찰관' 발대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경찰은 지난해 초 본청에 피해자보호담당관(총경)을 신설하고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는 등 적극적인 피해자 보호 정책을 펴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1년간 피해자 전담 경찰관들은 지난해 피해자 상담 2만5천786건, 경제적 지원 76억여원, 신변보호 1천104명 등의 성과를 올렸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행사에서 "범죄 피해자가 가장 먼저 대면하는 국가기관이 경찰이며, 이 단계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보호·지원 활동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계속 등장해 피해자 보호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한층 더 세심하고 정성을 다해 피해자를 배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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