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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 구성 진보 우위로 바뀌나

입력 : 2016-02-14 20:39:45 수정 : 2016-02-15 00: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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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대변 스캘리아 대법관 사망…이념분포 보수 5·진보 4 변할 수도/ 후임자 인선 놓고 정치권 ‘시끌’…오바마 “적절한 시기에 권한 행사”/공화당은 “다음 대통령에 넘겨야”인도계 스리니바산 판사 등 물망  
‘단순히 한 명의 대법관이 타계한 사건이 아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보수 진영에 속한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 소식에 미 정치권이 술렁거리고 있다. 스캘리아 대법관 후임 인선에 따라 수십년간 보수 우위 구도를 보인 연방대법원의 세력 분포가 진보 우위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은 13일(현지시간) 스캘리아 대법관이 전날 텍사스주의 한 리조트를 방문해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날 오전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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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망은 이날 밤 열린 공화당의 대선 TV토론의 주요 질문으로 등장할 정도로 파장이 컸다. 그의 후임 문제 때문이다.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은 대통령의 지명과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된다. 현재 연방대법원(대법관 9명)의 이념 분포는 보수 5명 대 진보 4명으로 분류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진보적인 신임 대법관을 임명하면 이런 이념지형 구도가 일거에 역전된다. 연방대법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진보와 보수 진영이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에서 각종 쟁점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어 양측 모두 스캘리아 후임 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대국민 성명에서 스캘리아 대법관의 사망에 애도를 표명하면서 신임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절한 시기에 후임자를 지명해 헌법상 주어진 소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렇게 할 시간이 충분할 것이며, 상원도 지명자에게 공정한 청문회와 시기적절한 투표로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차기 대통령이 대법관을 임명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관 후보를 지명해도 실제 인준까지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국민이 차기 대법관 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공석은 다음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채워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CBS가 주최한 TV토론에 참가한 공화당의 경선후보들도 이 같은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강경 보수주의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차기 대통령이 후임자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도 “(지명을) 미루라”고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은 책임감을 가지고 최대한 빨리 대법관 공석을 채워야 한다”며 “대법관 자리를 1년 동안 비워두는 것은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대법관 자리를 공석으로 두는 일은) 헌법에 먹칠하는 일”이라며 “당파정치 때문에 책무를 유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은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연방대법관에 임명됐다. 첫 이탈리아계 대법관으로 재임 기간 줄곧 보수파를 대변해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낙태와 동성결혼,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을 반대했다. 스캘리아 대법관을 포함해 9명의 대법관은 공화당과 민주당 행정부에서 각각 5명, 4명이 임명됐다.

한편 USA투데이 등은 스캘리아 대법관의 후임으로 인도계인 스리 스리니바산 워싱턴 연방 항소순회법원 판사와 베트남계인 재클린 응우옌(여) 제9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 아시아계 법조인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계인 굿윈 류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 판사도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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