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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동국제강, 냉연설비투자 15년간 3250억…생산라인 총 6개 증설

입력 : 2016-01-22 17:46:30 수정 : 2016-01-23 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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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강' 사업재편 마무리…하반기 재무구조 개선효과

2002년부터 주력 이동…'후판→칼라' 표면처리 전문기업

동국제강 부산공장 전경.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최근 15년간 냉연사업에 대한 설비투자로 3250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2년부터 진행된 이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동국제강은 봉강·형강·후판·냉연 등 4개의 제품별 본부 가운데 냉연부문 생산라인을 총 6개 증설했다.

철강 고도화 차원에서 추진한 동국제강의 ‘고부가강’ 중심 사업재편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주력인 후판 생산량을 연간 340만톤에서 150만톤으로 절반 이상 축소한 동국제강은 고급 후물재 칼라강판 생산능력을 연내 75만톤까지 확대한다.

22일 동국제강과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동국제강의 설비투자 총액은 3250억원에 달한다. 전체 투자가 냉연사업에 집중되면서 냉연부문 신규 생산라인을 6개 추가했다.

2002년 약 1000억원 규모의 사업비로 4번 생산라인(#4 CGL/CCL)을 신설한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도 1000억원을 투입해 5번 라인(#5 CGL/CCL)이 가동에 들어갔다. 이어 2012년에는 760억원 정도를 들여 6번과 7번 라인(#6 CCL/#7 CCL)이 동시에 완공됐다.

이후에도 냉연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가 지속돼 그 이듬해인 2013년 8번 라인(#8 CCL)이 준공됐다. 여기에는 약 240억원이 소요됐다. 현재 건설 중인 냉연부문 생산라인은 9번(#9 CCL)으로, 250억원이 투입된다.
동국제강은 2000년대 초반부터 냉연 중심 사업재편 작업을 십수년째 추진하고 있다. 올해 동국제강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일 2016년도 시무식 모습.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설비 노후화로 폐쇄된 1번 라인을 제외한 2~8번 7개 라인에서 총 65만톤의 칼라강판을 양산하고 있다. 연말까지 칼라강판 생산능력을 10만톤가량 확장시켜 전부 8개 라인을 운영, 75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동국제강은 연간 1000억원 넘는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사업재편이 끝나면 동국제강의 제품 생산능력은 연간 800만톤에 도달하게 된다. 여전히 열연과 냉연의 생산비율이 각각 70%, 30%이나 도금강판 및 칼라강판 합계 생산량이 345만톤에 이르면서 ▲후판 150만톤 ▲봉강 275만톤 ▲형강 130만톤을 제치고 냉연부문이 4개 사업본부 중 최대 주력이 된다.

최익석 동국제강 중앙기술연구소 소재연구팀 팀장은 “냉연도금부문의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우 기존 대비 물성을 향상시킨 고내식 도금강판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라며 “기존 도금 성분계에 내식성 증강을 위한 마그네슘 등 기타원소를 첨가해 종전 제품에 비해 월등한 내식성을 가지는 원판(Base)을 만들어, 현재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고내식 강판은 일반 강판보다 물성을 2배 이상 강화한 제품이다. 칼라강판의 경우 원판은 초내식성강판인 마그네슘합금도금강판(GLX)을 활용하고, 도료는 20년 이상 내후성 보증 원료를 사용했다.
N 서울타워 플라자 럭스틸(Luxteel) 적용 부분. 자료=동국제강
◆ 일본도 실패한 UV강판, 세계최초 개발…칼라강판 ‘세계 1위’

동국제강은 2000년대 초반 회사의 발전방향을 ‘표면처리 전문화 기업’으로 설정하고, 이에 맞는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15년 넘는 기간 꾸준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냉연 신제품 판매기여도는 6만6000톤으로, 올해에도 최소 3만톤 이상 연계시킨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동국제강은 전날 부산공장을 찾은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00년대 초반 회사의 방향을 ‘표면처리 전문화 기업’으로 정하고, 이에 맞는 투자 및 방향성을 진행시켜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7억톤이 넘는 과잉공급에 이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부족마저 겹치며 철강산업은 국내외를 불문하고 ‘장기 불황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산업 전반에 닥친 위기의 돌파구로 일찌감치 철강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1971년 2월 국내 최초로 후판사업에 진출하면서 후판 전문기업으로 우뚝 섰지만, 전방산업인 조선 부진과 후판 공급과잉이 맞물리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동국제강의 후판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3년 25%를 기록하다가 2014년 21%, 지난해 3분기 18% 수준에 머물며 하락 추세다.

반면 칼라강판은 2013년 34%, 2014년 39%, 작년 3분기 40%를 점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도 실패한 ‘UV(Ultraviolet Ray, 자외선) 강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신규 프린트기술과 임프린팅(Imprinting) 기술 등을 접목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 또는 상업화하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칼라강판 분야에서 생산량(現 65만톤→올 하반기까지 75만톤)은 물론 기술력과 보유특허, 공정기술, 제품 포트폴리오, 품질관리, 마케팅·영업력 등 칼라강판 관련 전(全) 부분에서 ‘세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원영 동국제강 중앙기술연구소 칼라연구팀 팀장은 “칼라강판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신제품을 당사에서 많이 내고 있다”며 “절대 글로벌적으로 뒤떨어지지 않으며 ‘세계 넘버 1’이라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칼라강판만큼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잘해나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동국제강 앱스틸(Appsteel) 적용 홈가전 제품. 자료=동국제강 칼라강판 카탈로그
◆ 건재·가전用 판매비중 ‘7대 3’…LG 독점공급, 삼성은 접촉中

‘UV 강판’은 칼라강판 표면에 페인트를 바를 때 철판과 도포제의 흡착을 위해 고온의 열을 가하는 방식 대신에 자외선 빛을 쏘여 칼라강판에 색을 입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칼라강판 표면이 마치 거울처럼 매끄럽게 비쳐진다.

대표적인 상품이 가전용 칼라강판 브랜드인 ‘앱스틸’(APPSTEEL) 유니글래스(UNI-Glass)이다. 또 다른 가전칼라강판 유니텍스(UNI-TEX)는 시선·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홀로그램처럼 패턴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세계 최초 UV 텍스처 칼라강판이다.

앱스틸은 LG전자가 판매하는 TV·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거의 대부분의 가전에 쓰인다. 지난 2014년에는 사출 베젤을 엣지내식성이 탁월한 PCM으로 개발·전환해 단일 품목으로 약 3만톤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이 제품은 엣지마저 코팅하는 신기술로 철판 절단면을 중심으로 부식이 발생해 내식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했다. LG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울트라 올레드 등 LG전자의 프리미엄 TV라인 베젤에 1년간 독점 납품됐다. 현재 동국제강은 LCD(액정표시장치) 반사판과 ‘백 커버’(Back cover) 일체형 칼라강판의 상업화에 성공해 삼성전자 SUHD TV에 전량 공급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임프린팅’ 기술은 철판 자체에 압력을 가해 올록볼록한 엠보싱(Emboss)을 주는 강판 제조기술과 달리, 칼라강판 표면에 도포제를 입힐 때 도포제를 눌러 바름으로써 칼라강판 표면만을 알록달록하게 보이는 표면처리 기술이다.

이런 제품 차별화 노력으로 앱스틸은 30% 안팎에서 주문량을 늘려가고 있다. 판매비중은 고부가가치 건재용 칼라강판 브랜드로 2011년 10월 출시된 ‘럭스틸’(LUXEEL)이 7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동국제강은 럭스틸 등 프리미엄 칼라강판 외장재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전문 건축영업팀과 디자인팀과의 협업으로 국내외 시장을 넓혀간다는 전략이다.

이원영 칼라연구팀장은 “한국의 철강업이 난관을 돌파하는 길은 끝없는 기술 개발”이라며 “중국과 기술 격차를 벌여 나가는 것이 정답이고, 아울러 호황기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는 일, 끝없는 변신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부산=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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