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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기(박상철 글, 그림·알에이치코리아·1만5000원)
= 저자는 한 직장에서 18년 가까이 일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실력을 키웠고 나름 회사에서 인정도 받았다. 그런 직장을 호기롭게 떠나 두 번의 명함을 바꾸고 비로소 안착한 네 번째 직장에서, 그는 의도치 않는 네 번째 실직을 맞게 된다. 책은 그가 네 번째 실직을 ‘선고’받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다섯 번째 취업에 성공하는 약 9개월의 실직·재취업 분투기가 펼쳐진다. 갑자기 맞이한 실직으로 목표를 잃고 헤매는 중년 가장의 고군분투하는 일상이 적나라하게, 또한 담담하게 그려진다. 가족들의 심심치 않은 위로를 뒤로하고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인맥으로 들어오는 구인 소식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네 번의 실직 과정을 복기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는 이야기를 소소한 재미로 바꾸는 힘을 발휘한다. 굳이 억지로 과장하거나 축약하지 않는 작가의 심성이 독자의 마음을 파고든다.

수학의 수학(김민형 지음·은행나무·1만2000원)= 옥스퍼드대 수학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내놓은 수학 교양서. 수의 정체에서 시작해 수학이 인류 과학 발달과 시·공간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차근차근 증명해 나가며, 수학이 인류에 안긴 선물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저자는 수학이 자연을 설명해주는 도구이며 최첨단 현대 과학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마냥 어렵고 복잡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수학이 사실은 우리 삶에 얼마나 밀접한 학문인지 설명한다. “수천 년 전에 피타고라스는 ‘모든 것이 수’라는 격언을 남겼다. 우리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피타고라스의 이론에 덧붙이는 긴 주석일 뿐이다.”(서문)

장자(장자 지음·조현숙 옮김·책세상·3만2000원)= 유가와 함께 중국 전통사상의 양대 산맥인 도가의 핵심을 담은 ‘장자’를 조현숙 성균관대 박사가 완역했다. 장자는 2400여년 전에 쓰였지만, 어지러운 세상을 안타까워하면서 크고 활달한 사유로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가르침은 지금도 유효하다. 이번 완역본은 저자와 독자가 생각을 주고받는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모든 문장을 존대체로 옮기고 대화체의 글은 희곡으로 구성했다. 또 장자 특유의 난해한 비유와 상징을 독자가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책머리에 장자 전편에서 주요하게 언급되는 표현을 설명하고 각 편의 시작과 끝에서 논리의 흐름을 짚어줬다.

성공주도(박흥석, 안학훈, 이형석 지음·하다·1만6000원)= 세계적인 비즈니스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데 필요한 술자리 ‘성공주도’ 설명서. 저자들은 59개국 주재 무역관으로 일하는 직장인 107명을 대상으로 세계 각국에서 술과 비즈니스의 관련성을 설문조사해 19개국에서 술과 비즈니스의 관련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을 냈다. 이들은 각국의 술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사업 성공률을 높이는 한 방법이라고 보고, 이를 돕고자 10여개국의 주도(酒道)를 정리한 책을 썼다. 독일인과 술을 마실 때는 상대의 눈을 쳐다보고 술잔도 같은 높이로 드는 것이 좋고, 러시아인들은 건배사 주제로 조국, 여성, 자연을 주로 쓴다는 점을 기억해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한국처럼 술잔을 한꺼번에 돌리는 대신 한 사람씩 돌아가며 술을 권하고, 건배를 위해 자리를 자주 옮긴다.

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수업(안광복 지음·어크로스·1만4000원)= 우리는 언제 비로소 어른이 될까? 왜 아직도 삶이 혼란스러운 걸까?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걸까? 임상 철학자이자 철학 교사인 저자는 서툴고 미숙한 사람들, 그러나 실은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더 나은 삶을 향한 성찰을 거듭하는 이들의 고민에 ‘철학의 응답’을 제시한다. 책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융 등 앞선 거장들이 삶의 흐름을 견뎌낸 지혜가 담겨 있다. “미성년의 원인은 이성이 부족한 데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지도 없이 스스로 생각하려는 결단과 용기가 부족한 데 있다”는 칸트의 말은 타인의 잣대에 휘둘리는 사람에게 충고가 된다. “욕망도 연습해야 는다”는 라캉의 지혜는 우리 앞에 있는 문제를 극복할 새 실마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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