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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꽃과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입력 : 2016-01-08 19:08:46 수정 : 2016-01-08 19: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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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정영란 지음/열림원/1만4000원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의  꽃으로 세상을 보는 법/이명희, 정영란 지음/열림원/1만4000원


이 책은 인문학자와 자연과학자가 함께 쓴 꽃의 인문학이다. 30년 지기 두 여성 학자가 꽃과 나무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생 삶을 통찰한다. 매화, 동백, 목련, 벚꽃, 산수유, 소나무 등 12가지 식물에 관한 이야기다. 직접 찍은 80여컷의 꽃 사진들은 마치 독자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표정이다.

봄에 탐스럽게 피는 목련은 월동을 치밀하게 준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잎이 다 진 뒤에야 겨울눈을 준비하고 초겨울에 겨울눈이 생기는 줄로 안다. 그러나 목련은 여름부터 겨울눈을 준비한다. 털로 잔뜩 무장하여 겨울 날 준비를 단단히 해둔다. 가장 더운 계절부터 겨울을 준비하는 목련의 부지런하고 빈틈없는 모습은 내 삶의 겨울눈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끔 만든다.

겨울 꽃의 여왕 동백 이야기다. 열흘 붉은 그 가장 눈부신 순간에 스스로 목을 꺾는 동백의 모습은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아름다운 뒷모습과 닮아 있다. 동백은 스스로를 놓아야 할 때를 아는 지자와 용자의 미덕을 아는 꽃이다. 취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버릴 수 있는 것도 용기이다. 이쯤에서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놓지 못하는, 탐욕으로 일을 망치는 경우가 살면서 허다하다. 동백은 절정의 순간에 자신을 내려놓기에 오히려 가슴속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꽃이다. 가장 눈부신 꽃은 가장 눈부신 소멸과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늘 푸르기를 희망한다. 소나무가 언제나 푸르러 보이는 이유는 가지 하나에 삼대가 푸른색을 띠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 안에서 서로 다른 세대가 공존을 모색하며 인내하고 버티기 위한 분투가 한창이다. 사람들 눈에는 그런 치열한 과정은 들어오지 않고 어제 모양이 오늘 모양과 같아 보일 뿐이다.

그래도 꽃 중의 꽃은 사람이다. 꽃 이야기가 친구가 나에게 내밀었던 그러한 손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자들은 식물의 약효나 쓰임새보다는 식물의 살아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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