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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아닌 약물 사고?" 호주, 금연보조제 '챔픽스' 조사

입력 : 2016-01-04 11:20:23 수정 : 2016-01-04 11: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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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보조제) 챔픽스가 내 아이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게 했어요.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이 약이 가져온 사고입니다."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36세 남성은 지난해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화이자 제약의 금연보조제 '챔픽스'(성분명: 바레니클린)를 복용한 지 6주만이다.

가족들은 이 남성이 죽기 2주 전부터 이상 행동을 했으며, 집안에 틀어박힌 채 화를 잘 내곤 했다고 주장했다.

이 남성의 어머니는 검시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들이 환각 증세와 함께 불면증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의 사망 후 처음에는 독물중독을 검사하지 않았지만, 검시관 요청으로 추가로 조사를 한 결과 사망 시간 그의 몸에서는 챔픽스가 검출됐다.

이런 결과 등을 바탕으로 호주 법의학자들이 지난 5년간 남성 3명이 챔픽스를 복용하는 동안 자살한 것과 관련, 챔픽스의 연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4일 보도했다.

호주 법의학자들의 이 같은 결정은 해외에서 챔픽스의 부작용 관련 보고서들이 이어지고 있고, 호주 퀸즐랜드주 검시관도 20대 남성의 죽음과 관련해 지난해 7월 다시 조사에 들어가기로 한 뒤 나왔다.

챔픽스가 이상 행동과 우울 증상, 자살 충동 등 심각한 정신과적 이상반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 등에서 제기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11년 챔픽스가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을 유발한다며 약 1천200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영국 의사협회(RCGP)도 2012년 회원들에게 이 약을 처방받은 사람들의 우울증 조짐을 자세히 관찰하도록 권고했다.

퀸즐랜드주 검시관도 22살의 티모시 올드햄이 2013년 챔픽스를 복용한 지 8일 후 그 약 상자를 옆에 두고 자살을 한 것과 관련해 지난해 7월 재조사에 들어갔다.

올드햄의 어머니는 아들이 복용 나흘째 되던 날 환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약 겉면에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문을 넣자는 캠페인에 나섰다.

호주식품의약품안전청(TGA)에 따르면 호주에서 챔픽스가 시판된 이후 모두 1천800건의 부작용 의심 사례가 집계됐다.

챔픽스를 복용하는 동안 모두 29명이 자살했다. 408명은 우울 증세를 경험했으며, 235명은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했다.

화이자 측은 약품 복용에 따른 정신과적 증상에 대해 최근 굵은 활자로 표기하고 있고 의사들에게도 약의 효과와 위험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에 전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지난해 3월 챔픽스가 알코올과 상호작용하거나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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