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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김정은 ‘대남통’ 상실… 남북관계 안갯속

입력 : 2015-12-30 18:25:59 수정 : 2015-12-30 23: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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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 파장
북한의 대남 총책인 김양건(사진)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사망 이후 군부 강경파가 대남 정책 부문에서 득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북한 체제 특성상 간부들이 정책 결정 방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만큼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남·대외 정책이 다소 경직될 개연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주체 104(2015)년 12월29일 6시15분에 7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김양건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의위원회를 꾸린 사실도 곧바로 공개했다. 장의위원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맡았다.

김양건의 사망은 집권 5년차를 목전에 둔 김정은 체제로서는 대남·대외 부문의 전략통을 상실한 측면이 있다. 김양건이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건강이 악화한 강석주 국제 비서의 역할까지 겸해왔고 그를 대체할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다. 향후 대남·대외 부문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김 제1위원장에게 합리적 의견을 보고할 수 있는 관료는 몇 남아있지 않은 셈이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 정부도 김양건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김양건 동지의 불행한 서거(逝世·서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명한다”며 “김양건 동지는 중·조(북중) 관계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힘써왔고 특별히 중·조 양당의 고위층 교류·왕래에 적극적인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북한 체제의 가장 경험 많은 대남 총책이 숨졌지만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김양건의 사망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남사업을 총괄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련 영향이 있는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북한 체제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된 김양건이 사망한 만큼 대남 도발을 주도해온 군부 강경파가 남북관계 현안에서 다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김승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지난 8·25합의 이후 존재감이 커진 김양건이 사망한 이후 3대 세습기에 목소리를 높인 군부 강경파의 목소리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며 “김정은 체제의 정책결정이 즉흥적이고 오락가락해온 상황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날 홍용표 통일부 장관 명의로 김양건 사망에 조의를 표했다. 북한 인사 사망에 대한 정부의 공식 조의 표명은 2007년 백남순 외무상 사망 당시 통일부 대변인 논평으로 조의를 표명한 이후 8년 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늘 10시 40분경 홍 장관은 통일전선부 앞으로 김 비서 사망과 관련해 전통문을 발송했고 북측이 받아갔다”며 “8월 남북고위당국자 접촉에서 함께 의미있는 합의를 이끌어 낸 김 비서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의를 표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고위 외교안보 관료는 “김양건이 대남대화뿐만 아니라 대남공작 업무도 맡고 있는 인물이고 북한이 교통사고라고 발표했으나 그 내막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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