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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축구한류’ 바람 다시 부나

입력 : 2015-12-23 19:26:18 수정 : 2015-12-23 19: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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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피아퐁 활약 이후 잠잠
베트남 유망주 인천 영입 예정
국영 TV선 K리그 중계 계약
현지진출 기업 광고 효과 등 기대
1985년 한국 프로축구에는 동남아시아 바람이 한 차례 불었다. 태국 출신 피아퐁은 럭키금성(현 FC서울) 축구단에서 뛰며 K리그 우승은 물론 득점왕과 도움왕까지 싹쓸이했다. 럭키금성은 피아퐁의 인기를 등에 업어 방콕 최대 백화점인 소보 백화점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수주를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국 축구에서 동남아 열기는 잠잠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몇 차례 대결을 펼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등 동남아에 K리그 바람이 다시 불 조짐이 보이고 있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는 23일 베트남 축구 유망주 르엉 쑤언 쯔엉(20·사진)을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년 임대 조건에 연봉은 비공개다. 쯔엉은 28일 현지에서 입단식을 할 예정이다. 공식 입단을 거치면 K리그에서 뛰는 1호 베트남 선수가 된다. 미드필더인 쯔엉은 기본기가 좋고 실력까지 겸비한 베트남 축구 유망주로 알려졌다. K리그는 2009년부터 아시아쿼터 제도를 시행 중이다.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 제한 외에 아시아 선수를 1명 더 영입할 수 있다.

K리그는 최근 들어 베트남과 교류가 잦다. 지난 10월 베트남 국영 VTV계열사 중 한 스포츠채널은 축구 연맹과 계약해 2015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 경기 중 매 라운드 2경기씩 총 10경기를 중계했다. 또 지난달에는 베트남 축구협회와 베트남프로축구연맹 관계자 수십명이 방한해 K리그 운영 방식을 배우고 직접 경기를 참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팜 응옥 비엔 연맹 부회장은 “K리그는 베트남에서 중계할 만큼 인기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연고지 정착과 스플릿 시스템 등 리그 운영 방식이 궁금했다”면서 “J리그와 K리그의 장점을 살려서 베트남 프로축구에 반영하고 싶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그동안 일부 구단에서 동남아 출신 선수 영입을 시도했지만 기량 대비 연봉 수준이 맞지 않아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인천은 마케팅 효과까지 예상하고 쯔엉을 적극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구단인 인천은 올해 재정이 낙후돼 선수단 임금이 체불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베트남 출신 유망주 영입은 선수 수급과 베트남 등 동남아 관중 증대, 그리고 스폰서 유치와 광고 수익까지 동시에 여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축구연맹은 베트남 방송사와 내년 시즌 K리그 중계도 협상 중이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덕분에 K리그까지 덩달아 혜택을 보는 면이 있다”며 “베트남 진출을 원하는 한국 회사나 베트남 기업들이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어 스폰서 유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남아 선수 영입은 재정자립이 절실한 K리그 구단에 새 활로가 될 전망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K리그가 동남아 마케팅에 관심 갖는 건 옳은 방향이다.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며 “피아퐁 정도의 활약까지는 아니더라도 팀 성적에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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