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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술술] 정신 산만한 아이 무리한 독서 역효과… 집안 곳곳 책 비치를

입력 : 2015-12-21 02:16:58 수정 : 2015-12-21 0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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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잘못된 독서습관 유형 분석·올바른 독서지도법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 속 단어와 문장, 문단의 구조와 전체 글의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두뇌와 언어 발달이 촉진되고, 인물과 사건, 배경을 아울러 파악하며 인지적 작용이 활발해져 사고력과 창의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기기의 발달로 독서에 흥미가 없거나, 잘못된 독서습관을 가지게 된 아이들이 늘어 엄마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시청각적으로 자극적인 요소가 많은 스마트기기를 자주 접한 아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책에 흥미를 느끼기 어렵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백현서(41·서울시 송파구) 씨는 “아이가 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TV를 보거나 아빠 스마트폰을 뺏어 게임을 하기 바쁘다”며 “저녁에 무릎에 앉혀 억지로라도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잘 따라와주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또 다른 고민을 가지고 있는 학부모도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이석찬(45·서울 노원구) 씨는 “내 아들도 그렇고, 집에 놀러 오는 친구들도 모두 하나같이 만화책만 본다”면서 “지금보다 더 어릴 땐 일반 책도 곧잘 읽었는데, 어느 날부터 만화책이 아니면 글 읽기를 버거워한다”라고 말했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정은주 연구소장은 “어릴 때 잘못된 독서습관이 형성되면 이후 올바른 독서습관을 만들기 어렵고, 교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라며 “이번 겨울방학은 독서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적기로, 이때 아이의 독서 유형을 점검해 올바른 책 읽기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 소장과 함께 아이들의 잘못된 독서 습관 유형을 짚어보고, 올바른 독서 지도법에 대해 알아봤다.

◆주의가 산만하고 독서에 흥미가 없는 ‘정신산만 유형’ → “집안 곳곳에 책을 두고, 책은 달콤하다는 걸 알려주세요.”

‘정신산만 유형’은 집중력이 떨어져 독서와 학습에 흥미가 없고,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에게 책은 어렵거나 지루한 것이 아니라 장난감의 한 종류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책 읽기를 지도한다면 오히려 책을 더욱 멀리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어릴 때 잘못된 독서습관이 형성되면 이후 교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겨울방학을 이용해 아이의 독서 유형을 점검하고 올바른 책 읽기 습관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의자에 앉자 책을 읽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먼저 집안을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으로 꾸며보자. 집안 곳곳에 책을 두어 아이가 손만 뻗으면 책을 만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집었다면, 반드시 읽도록 유도할 필요는 없다. 책을 활용해 도미노 게임이나 소꿉 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 유태인이 책에 꿀을 발라 놓고 ‘책은 달콤한 것’이라는 인식을 줬던 것처럼 책은 친숙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아이가 책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면 그림책이나 선악이 뚜렷한 전래동화 등을 선택해 아이에게 보여주고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긴 시간 집중하는 것을 버거워하므로 책을 펼쳐서 그림부터 먼저 보여주거나, 구연동화처럼 생동감 있게 읽어주면 좋다.

처음엔 10분에서 15분, 20분 등 5분 간격으로 독서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얇은 창작동화에서 학습 만화, 모험담이 있는 위인전으로 책 종류를 확대해 바른 독서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돕자.

◆만화책·그림책만 읽고, 줄글은 쳐다보지 않는 ‘문장거부 유형’ → “만화책과 같은 내용의 일반 책을 읽혀주세요”

만화책과 그림책을 읽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긴 시간 집중력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림책이 적당하고,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은 역사나 과학과 같은 어려운 분야를 이해할 때에는 학습 만화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화책과 그림책만 편독하는 잘못된 독서습관이 고착화되면, 추후 그림이 없는 일반 책 읽기를 부담스러워하는 ‘문장거부 유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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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형의 아이들은 강압적으로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뺏기보다 일반 책과 연계한 독서 지도법으로 천천히 변화시켜 주는 것이 좋다. 만화책을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내용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집중력도 높아져 문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학습 만화를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는 일반 책으로 어휘력과 이해력을 높이면 균형 잡힌 독서 습관을 구축할 수 있다.

만화책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도록 ‘그림 읽기’도 가르쳐보자. 예를 들어 만화 삼국지 중 도원결의 장면에서 옷차림이나 주변 소품들을 보며 당시 중국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고, 유비와 관우, 장비의 결의의 찬 표정을 읽어내는 식이다. 여기에 학습 만화 속 해설까지 꼼꼼히 읽도록 유도해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도록 지도하자.

◆읽은 책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해가 더딘 ‘이해부족 유형’ → “책을 읽으며 퀴즈를 풀어보세요”

평소 아이가 한 달에 10권 이상의 책을 쉽게 읽는다고 해서 안심하긴 이르다. 의외로 많은 아이들이 학교 숙제 때문에, 혹은 부모가 시켜서 책을 읽어내기에만 급급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혹시, 독서를 마친 아이에게 내용을 물어보았을 때 우물쭈물하거나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이해부족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 관심 있는 부분만 대충 읽는 주마간산(走馬看山)형이거나, 책의 내용을 엉뚱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유형의 초등 1~2학년 자녀가 있다면, 책을 읽은 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간단한 문답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숙제검사를 하듯 정확한 대답을 요구하면 오히려 아이는 책 읽기가 공부와 직결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이야기하듯 물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세상을 지키는 다섯 괴물>을 읽으며 “몸빛이 검디검은 까만 괴물의 이름이 뭐였지?”, “만나기만 하면 으르렁거리던 네 마리 괴물을 한데 뭉쳐준 괴물 이름은?”과 같이 퀴즈 형태로 대화하는 과정 속에서 내용 이해도 돕고, 즐거움도 안겨줄 수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3~4학년 이상이라면, 독서를 마친 뒤 주제 문장을 찾아 밑줄을 긋고, 감명 깊은 문장을 적어 생각을 표현하도록 유도해 책을 또박또박 읽는 습관을 기를 수 있게 하자. 또 문단마다 소제목을 붙여 책의 빈 공간에 적어가며 읽으면 추후 소제목만 읽어도 책의 내용을 단번에 기억할 수 있다.

도움: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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