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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악재' 속 단비… 한국경제 '방어벽' 될까

입력 : 2015-12-20 18:44:25 수정 : 2015-12-20 22: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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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신용등급 상향 의미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한국 경제에 단비와 같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저유가 쇼크, 중국발 경기 둔화 등 3대 악재에 신음해왔다. 이번 소식은 우리와 다른 신흥국 간 경제체력의 차이를 부각시켜 한국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충격으로 급격하게 해외자금이 빠져 나갈 수 있다는 부담을 덜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르다. 큰 파도가 밀려오면 이 정도 방어벽은 속절없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가 역사상 최고 국가신용등급(Aa2)으로 상승한 것은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여타 국가들과 확연히 차별화된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디스가 한국은 여러 가지 여건에서 신흥국과 많이 다르다는 신호를 줬다”며 “미국 금리 인상 이후 한국에서 대규모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상향조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디스로부터 Aa2 이상 등급을 받은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G20(주요 20개국)에서 미국·독일·캐나다·호주·영국·프랑스까지 7개국에 불과하다.

올 하반기 이후 많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되거나 부정적 전망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등급이 상향조정됐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이 등급은 한·중·일 3국 중에서 가장 높고 선진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무디스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의 거시건전성과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구조개혁 의지를 높이 샀다.

한국의 통합재정수지는 2010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했으며, 앞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0.5% 수준의 재정흑자를 이어가는 한편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도 40%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부터 순국제투자 잔액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단기외채 비중이 30% 이하로 감소한 점도 후한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5년간 선진국보다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1인당 소득도 유럽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또 과거 한국이 구조개혁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 등에 비춰 보면 이번에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노동·금융·교육 4대 부문 구조개혁도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거꾸로 보면 정부 재정이 악화되거나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는 구조개혁 후퇴 및 장기 성장전망 악화, 공기업 등 정부재정 악화,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은 신용등급의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부총리도 “신용등급 상향이 안전판이라는 생각은 한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우리에게 노동개혁과 금융개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 부총리는 내년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밀려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구조개혁으로 경제체질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천종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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