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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동작·호흡 이용해 심신 단련하는 종목

입력 : 2015-12-07 20:08:39 수정 : 2015-12-08 01: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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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스포츠클럽 ⑧국학기공 〈끝〉
“꼭 어른들만 하라는 법 있나요. 봉으로 휘두르는 모습에 반해서 시작했어요.”

서울 성일중 3학년 정찬영(15)군은 요즘 쉬는 시간이면 강당 한쪽에서 봉을 이리저리 휘두른다. 운동이라고는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던 정군은 요즘 국학기공의 재미에 흠뻑 빠졌다. 정군은 그동안 다른 운동에는 흥미를 못 붙였다. 구기종목 등 일반적인 학교스포츠는 동적인 경우가 많아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정군이 국학기공과 처음 대면한 건 2년 전. 학교 축제에서 친구 누나가 하는 장면을 보고 집에 왔는데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다음날 국학기공을 담당하는 우영심 선생님을 찾아간 정군은 그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국학기공을 하고 있으면 온갖 잡념이 사라져 정신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느낌”이라면서 “평소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살포시 웃었다.

지난 3일 서울 동대문구 성일중 강당에서는 여느 때처럼 학교 수업이 끝나고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반 학생들이 한창 연습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배경음악에 맞춰 동작 하나를 할 때마다 절도 있는 자세를 유지했다.

성일중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반 학생들이 3일 서울 동대문구 성일중학교에서 국학기공 시범을 보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국학기공은 민족 고유의 선도 수련법을 현대인의 생활에 맞게 체계화한 스포츠다. 몸 동작과 호흡을 이용해 심신을 단련하는 생활체육의 한 종목이다. 생활체육에서는 주로 60세 이상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학교스포츠클럽 시범종목으로 선정된 뒤 일선 학교에서도 참여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는 기본 6가지 분야(일지기공, 천부신공, 단공, 지기공, 단무12초식, 단무도)와 창작 기공으로 나뉜다. 상대팀과의 경쟁에서 이긴 뒤 우승하는 다른 종목과 달리 국학기공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채점표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팀 전체가 잘 조화를 이루고 참가자의 호흡이 자연스럽고 편안한지가 가장 높은 배점이다. 또 10명을 기본으로 참가인원이 증가할 때마다 높은 점수를 얻는다.

우 교사는 기본기공에는 없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창작기공 중 하나인 봉기공을 전파했다. 그는 “봉을 활용해 수련하면 기운이 서있고 중심이 잡힌다. 학생들도 손에 봉을 쥐면서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국학기공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역설했다.

성일중 국학기공반의 주장 이호(15)군은 “태권도를 해봐서 손과 발을 움직이는 수련은 익숙하다. 그런데 태권도와 달리 국학기공에서는 봉을 쓰는 매력이 있다. 호기심에 들어왔는데 2년째 하고 있다”면서 “운동을 시작하고 자신감이 생겨 학교생활도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동작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기초체력이 약한 여학생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국학기공반 홍일점 최민선(14)양은 “다른 운동을 하면 금방 숨이 차서 오래하지 못하는데 국학기공은 힘들지 않다”면서 “음악에 맞춰서 천천히 동작을 하다보면 예술적인 면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지난달 14일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는 2015 전국학교스포츠클럽 국학기공대회에서는 충북 증평초, 인천 갈산중, 대전 충남기계공고가 우승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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