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4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다친 김정원(23) 하사가 재활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며 군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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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로 중상을 입었던 김정원 하사가 2일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퇴원하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취재진 앞에서 가볍게 점프를 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김 하사는 취재진 앞에서 다소 긴장한 듯했지만,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짧은 거리를 달려 보이거나 두 팔을 위로 들고 펄쩍 뛰어오르기도 했다. 긴장이 풀려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두 다리를 살짝 굽히며 춤을 추는 동작을 선보이기도 했다. 10여분에 걸친 인터뷰 동안 김 하사는 ‘차렷’이나 ‘열중쉬어’ 자세로 서 있었지만 조금도 힘들어하는 기색은 없었다.
김 하사는 “(지뢰도발 직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보니 중환자실이었고 한 발로만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암담했다”며 ‘가장 힘든 것이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에 “자신과의 싸움, 그것밖에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김 하사는 이어 “지금은 잘 걷고 뛸 수도 있다”며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고 기쁘기 그지없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우송 중앙보훈병원장은 “휠체어를 타고 온 김 하사가 비상한 의지와 노력으로 걸어서 퇴원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국가에 보탬이 되는 군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DMZ 지뢰도발 당시 김정원 하사는 수색팀 선두에서 DMZ 추진철책 통문 밖으로 나가던 중 뒤따르던 하재헌(21) 하사가 지뢰를 밟아 크게 다치자 그를 후송하다가 2차 지뢰폭발로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특전사 출신인 김 하사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동료인 하 하사를 먼저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고 하 하사도 병원에서 수술 후 마취에서 깨자마자 “다른 팀원들은 괜찮으냐”며 전우애를 보여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하 하사는 이달 말까지 중앙보훈병원에 머무르며 재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오른쪽 다리 무릎 위쪽과 왼쪽 다리 무릎 아래쪽을 절단했다. 하우송 원장은 “하 하사의 치료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달 말쯤에는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김 하사와 하 하사는 나란히 지난달 20일 중사 진급예정자로 선발돼 내년 11월 이후 중사 계급장을 달게 될 예정이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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