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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현장에 있을 때 행동요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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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1-19 20:43:13 수정 : 2015-11-19 20: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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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최대한 민첩하게 반응하라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 파리에 이어 미국 워싱턴, 이탈리아 로마 등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국립대테러안전국(NCTPSO)과 공영 BBC방송이 18일(현지시간) 나란히 ‘총기테러시 행동요령’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가급적 빨리 현장을 벗어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최대한 몸을 숨기라는 게 골자다.

◆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다

11·13 파리 테러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총을 쏘기 시작할 때 폭죽이 터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테러를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것으로만 여겼던 파리 시민들로선 당연한 착각이었다. 하지만 이제 테러는 특정 지역만의 일도 아니고, IS 타깃은 불특정 다수로까지 확대됐다. 군 생존훈련 교관인 존 리치는 BBC에 “가끔이라도 (테러처럼)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경우 어떻게 행동할지를 미리 머리속에 그려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때 가장 먼저 어떤 일을 할지를 생각하면 살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대비가 거창한 것도 아니다. 식당이나 영화관에 있을 때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파리 바타클랑 콘서트장 생존자 중에는 안전요원 안내에 따라 무대 왼편 비상구를 통해 무사히 빠져나온 이들이 꽤 많았다.

◆최대한 민첩하게 반응하라

많은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을 때 혼란에 빠지기 마련이다. 리치 교관에 따르면 대규모 테러 현장에 있는 사람들 가운데 15%만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반응한다. 75%는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고 나머지 10%는 되려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식으로 반응한다.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이 대체로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 확률을 높인다. 하지만 먼저 행동에 나서기보다 남들이 행동에 나설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전통적 실험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심리학자들이 유사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기 위해 실험을 했다. 밀폐된 공간에 사람들을 밀어넣고 (불이 난 것처럼) 연기를 피웠더니 혼자 떨어져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주어진 상황에 효과적으로 반응했다. 긴급상황에서는 주위 눈치를 보지 말라는 얘기다.

◆가급적 테러범 눈을 피하라

“시야에서 벗어나면 총격도 피한다.” 군인 출신으로 영국 보안회사 대표인 이언 리드는 총기난사와 같은 테러가 시작될 경우 되도록 신속하게 현장을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스스로를 최대한 작은 타깃으로 만들어야 한다. 바닥에 바짝 업드리거나 벽과 테이블 같은 은폐·엄폐물 뒤로 숨는 게 급선무다. 출입구가 막혔을 때는 주변 콘크리트 벽 뒤에 숨는 게 제일 안전하다. 가급적 자동차 뒤에 숨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철판의 방탄효과는 유리, 나무, 벽돌과 엇비슷하다. 공개된 공간에 사람들과 몰려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총알 1발이 여러명을 살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러범 눈에 띄거나 움직일 경우 조준사격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 파리 콘서트장에서 스피커 뒤에 몸을 피했던 관객들은 꽤 많이 살아남았지만 중앙홀에 몰려있던 사람들은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최근 사제폭탄을 몸에 두른 한 남성이 타임스스퀘어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담긴 6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데일리메일 제공
◆섣불리 테러범과 맞서지 마라

지난 8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테러 용의자를 제압한 미국인 3명이 화제가 된 적 있다. 리드 대표는 하지만 “이들 영웅이 미 공군과 주방위군 등 당시 긴급상황에 매우 익숙한 전문가들임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테러범들은 고도의 훈련을 받아 제압하기도 힘들 뿐더러 대체로 팀으로 움직인다. 방탄조끼를 착용한 테러범도 많고 어떤 이들은 자폭용 폭탄을 두르고 있다.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당시 시민 아델 테르모스가 테러범을 등 뒤에서 제압했으나 테러범이 폭탄을 터뜨리는 바람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테러범이 IS 조직원일 경우 설득하려 해서도 안된다. 이들은 협상이나 인질에 관심이 없다. 그저 얼마나 많은 시민을 죽이느냐에만 관심이 있는 악질범들이다. 물론 가만히 있어도 몰살될 것 같은 최악의 상황에선 ‘필사즉생’의 각오로 테러범에게 달려들어야 한다.

파리 테러 용의자 검거작전이 펼쳐진 프랑스 파리 북부 생드니에서 18일(현지시간) 조사관들이 테러범과 관련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행동심리학자 크리스 콕킹은 “피해자들이 서로 힘을 합치면 생존율도 크게 올라간다”고 단언한다. 2005년 7·7 런던 지하철 폭탄테러 생존자 수십명을 인터뷰한 콕킹은 “당시 서로를 도와주며 협력한 그룹이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철에서 테러나 화재가 발생하면 남들보다 먼저 빠져나가기 위해 한꺼번에 입구에 몰려 밟혀 죽는 경우도 많다”면서 “하지만 유사한 사례를 짚어보면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대체로 혼자 살아남으려 하기보다 남을 먼저 돕는 경향을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처지에 놓인 피해자들의 ‘착함’을 믿으라는 얘기다. 테러 현장에서 무사히 빠져나가더라도 위험은 도사린다. 절대 인근 무리 속에 숨어들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선 안된다. 테러범이 쫓아나와 추가 테러를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리드 대표는 “가급적 빨리 인근 치안당국에 신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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