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이 점차 유엔 차원의 국제적 공조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러시아와 프랑스는 국제사회가 똘똘 뭉쳐 수니파 무장조직 IS와 싸우자는 내용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과 중국, 영국 등 나머지 안보리 상임이사국들도 이 같은 대의명분에 적극 공감하고 있어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각국의 군사 작전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가 IS에 대한 공습 규모를 크게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도 IS 거점을 타격하는 작전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러시아의 최신 폭격기들은 IS의 ‘돈줄’인 원유시설을 집중적으로 두들기기 시작했다. 또한 국제 테러 세력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중국도 자국 인질이 IS에 의해 살해된 것이 확인된 것을 계기로 IS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그동안 대륙과 이념, 패권경쟁 등으로 쪼개져 있던 국제 사회가 ‘공동의 적’을 박멸하기 위해 모처럼 ‘하나의 지구촌’으로 뭉쳐가고 있는 모습이다.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전략 폭격기 TU-22M3이 18일(현지시간) 시리아 상공에서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거점지에 폭탄을 떨어뜨리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EPA연합뉴스 |
러시아 공군의 Su-34 폭격기가 18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내 원유시설에 공습을 가하자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EPA연합뉴스 |
전날부터 IS 공습을 강화한 러시아군은 IS의 원유시설에 폭탄을 쏟아붓고 있다. 러시아군 작전참모부 안드레이 카르타포로프 연대장은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수호이 34 전투기들이 IS의 원유 추출, 정제, 수송시설들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시리아 공습을 위해 출동한 프랑스의 항공모함 샤를 드골 호를 대공 지원하기 위해 해군 전투함 ‘HMS 디펜더 호’를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영국 내의 IS 공습 참여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의회 질의에서 “총리의 역할은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으로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라며 IS 공습 추진 의지를 밝혔다. 에이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IS의 중국인 살해에 대해 성명을 통해 “중국은 모든 형식의 테러리즘을 강력히 반대하고, 인류 문명의 최저 한계선에 도전하는 그 어떤 테러 범죄 활동도 강력히 타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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