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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국, 지역 강국 부상… IS 테러 대상 가능성 커졌다"

입력 : 2015-11-19 18:46:13 수정 : 2015-11-19 22: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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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 베넷 美 랜드연구소 선임 국방분석관
“한국이 선진화한 지역 강국으로 부상함으로써 이슬람국가(IS) 또는 다른 테러 단체의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습니다. 한국에는 이미 테러의 씨앗이 뿌려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은 소수 불만 세력이 생겨나지 않도록 한국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의 복리 증진을 도모해야 할 것입니다. ”

미국의 대표적인 국제 안보 및 국방 분야 전문가인 부르스 베넷(사진) 랜드(Rand) 연구소 선임 국방분석관은 18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베넷 박사는 동북아 안보 분야뿐 아니라 페르시아와 아랍 지역 정세 분석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9월 IS는 한국을 62개 십자군 동맹국 중의 하나로 지목하고, 십자군 국가의 시민을 살해하라는 지령을 내렸다. 한국이 IS의 테러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나.

“물론이다. 한국에는 상당수의 무슬림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빈곤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 있으며 현재의 생활 여건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 대부분이 선량하고, 한국에서 유용한 일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그러나 극소수의 불만 분자들이 현재의 생활 여건에 불만을 품고, 테러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문제는 그러한 테러 행위를 예측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언제, 누가, 어떤 행동을 할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 전선에 한국이 합류한 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국이 반테러 전선에 가담하든 그렇지 않든 한국에는 이미 테러의 씨앗이 뿌려져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한국이 향후 몇 년, 몇 십 년 내에 테러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렇지만, 테러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상정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은 IS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리는 북한의 인권 참상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IS의 행동은 북한보다 훨씬 심각하다. 국제 사회가 IS 또는 IS와 연대한 테러 행위를 완전히 뿌리 뽑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과 미국이 해야 할 일은 IS의 잠재적인 테러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중동 지역에서 혹독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을 최대한 구출하는 데 한·미 양국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

-IS의 테러 공격 대상이 일반 주민이 집결하는 ‘소프트 타깃’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은 테러 예방 준비 시스템이 미흡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

“테러리스트들은 항상 소프트 타깃을 노려왔다. 소수의 요원을 통해 테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미국은 테러 대응 체계를 집중적으로 강화해왔다. 테러 예방과 기본권의 침해는 늘 상호 맞교환의 관계에 있다. 한국은 선진화된 지역 강국으로서 늘 IS 또는 다른 테러 세력의 잠재적인 테러 공격 타깃이다. 한국은 기본권 침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테러 예방 조치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한국은 이미 다문화 사회이다. 무슬림 등 타인종이나 다문화를 어떻게 포용해야 하나.

“한국에서 외국인 등 소수 인종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비교적 잘 지내고 있는 편인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은 여러 인종이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외국인 등 소수 인종에게도 충분한 교육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한국의 2등, 3등 시민이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리아와 북한은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파리 테러 사건을 어떻게 이용할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시리아 정권의 동조자이다. 북한과 시리아는 자국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과 시리아 정권은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를 통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나 시리아 정권이 자국 주민 참상의 원인 제공자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 줘야 한다.”

-앞으로 북한과 시리아 간 군사 협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은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시리아는 옛 소련과 러시아에서 습득한 군사 기술을 북한에 전해 주고 있다. 북한의 SS-21 미사일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북한은 시리아에 핵 무기 기술을 전수하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2007년 시리아 핵 시설을 폭격해서 핵 개발을 막았다. 시리아의 핵 개발 지원은 북한이 늘 가지고 있는 극단적인 선택 중의 하나이다.”

-박사께서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암살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그 근거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집권 4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철권 통치를 하고 있다. 장성택을 비롯한 숱한 고위 인사가 무참하게 처형됐다. 이제 군부 등 북한의 엘리트들은 최고 지위에 오르면 그 다음 단계가 처형 또는 감금이 될지 모른다고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들 것으로 본다. 김정은 암살시도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 정보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조만간 암살 시도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고, 실제로 김정은 암살에 성공할 수 있다.”

워싱턴= 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부르스 베넷 박사 약력

●캘리포니아 공대( 칼텍) 경제학과 졸
●랜드 대학원 정책 분석학 박사
●랜드 대학원 교수
●랜드 연구소 선임 국방분석관
●‘북한 붕괴 가능성 대비’ 등 다수의 연구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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