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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맛' 막걸리의 무한변신

입력 : 2015-11-20 03:00:00 수정 : 2015-11-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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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유자·밤 등 지역특산품 첨가
선택권 풍부… 관광상품으로도 인기
쓰디쓴 소주를 약 삼아 마셔가며 갑갑한 마음을 내리누르던 날은 지나가고 맛있는 술이 뜨고 있다. 과일청을 첨가한 소주며, 생과일을 직접 갈아 넣은 막걸리에, 심지어 리코타 치즈까지 넣어 독특한 맛을 내는 막걸리까지 등장했다. 급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유달리 막걸리 생각이 간절한데 선택권까지 많아졌으니 애주가들에게는 행복한 계절이라 할 수 있다.

막걸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술인 탁주의 일종이라고 한다. ‘막 걸러내는 술’이라는 의미로 찹쌀·멥쌀·보리·밀가루 등을 쪄서 누룩과 물을 섞어 발효시킨 뒤 이를 걸러내지 않고 먹는 우리 고유의 술이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 오랫동안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다른 술에 비해 단백질, 유산균, 효모가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많아 외국인들에게 관광상품으로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매스컴에서 한창 ‘막걸리 다이어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도 있었다. 막걸리에는 유산균과 효모가 풍부해 아침식사 대신 한 잔씩 마시면 좋다고 전해져 대학생 시절 한때 눈을 뜨자마자 막걸리를 벌컥 들이켜기도 했다.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에 들어서자 뜨끈한 히터 기운 때문에 술기운이 급속도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내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술냄새를 킁킁거려 민망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적당한 막걸리 섭취가 약이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시중의 식이음료와 최대 1000배 가까이 차이 나는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다. 식이섬유는 변비를 예방하고 혈관을 청소해 준다. 또 막걸리를 빚는 과정에서 들어간 누룩 덕분에 소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막걸리가 관광 상품화되면서 각 지역 특산물로 만든 막걸리가 등장했다. 전통적인 제조방식을 고수하는 오래된 양조장들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요즘은 변신한 막걸리가 대세다. 강원도 대표 명품주로 소문난 ‘지장수 호박 생막걸리’는 호박의 달달한 향과 막걸리의 고소한 맛이 합쳐져 한국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다. 공주에는 그 유명한 알밤막걸리가 있다. 밤맛 아이스크림을 녹인 맛 같아서 앉은자리에서 여러 잔 들이켜는 것이 어렵지 않다. 제주도에 가니 제주 특산물인 감귤로 만든 새콤달달한 감귤 막걸리도 있다.

전남 고흥 유자막걸리는 11월의 남도 전통술로 선정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올 가을 갓 수확한 고흥 유자의 맛이 절정에 이르러, 이로 만든 유자막걸리의 풍미가 아주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제철 과일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철 막걸리를 찾아 먹어야 할 때가 온 듯싶다.

안재희 리포터 chss07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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