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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보이는 곳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 갖자

입력 : 2015-11-20 03:00:00 수정 : 2015-11-2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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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곳곳 LED 조명 바꾸니 환해져
어둠의 밤도 휴식 위한 소중한 시간
바쁜 현대인들 빛 없는 세상에도 관심을
얼마 전 우리 집 방과 거실 등 조명 여기저기가 수명을 다해 LED등으로 모두 바꿨다. 그랬더니 거실과 화장실도 너무 밝아져 청소를 하다만 곳까지 잘 보였다. 반대로 아침에 아이들이 눈을 비비면서 일어나 화장실에 들어가면 눈이 부셔 불편하다는 말도 들었다. 장단점이 있는 LED등은 어쨌든 일반 전구보다 몇배 더 밝고 수명도 긴 데다 전기요금마저 저렴하다. 그러니 24시간 잠들지 않는 거리 간판에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때 거리를 환하게 비추어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듯싶다. LED 조명은 앞으로도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은 틀림없다.

그런데 너무 밝은 조명을 보면서 “우리 집에 이렇게 밝은 조명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대학생, 고등학생이라 늦게 집에 들어오고 집에서 공부하는 일은 거의 없다. 우리 집은 가족들이 밖에서 일이나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면 피곤한 몸과 마음을 편히 쉬는 휴식처가 돼야 한다. 좀 더 불을 어둡게 해서 쉴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살기 좋은 집이 될 수 있다. 시중에는 LED 조명도 빛이나 색깔이 여러 가지 나와 있다. 자연광에 아주 가까운 전등도 있어서 장소와 상황에 따라 그 자리에 맞는 조명을 설치해 편안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전기가 없는 시절에는 사람들이 해가 뜨면 일어나서 활동하고 해가 지면 쉬는 것처럼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았다. 그러나 조명은 어둠의 세상을 밝게 하고 인간의 시간에 상관없이 활동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어둠의 세계를 잘 보이게 한 문명시설이다. 그런데 우리의 생활 속에서 ‘밤’이라는 안 보이는 때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어둡고 안 보이는 세상도 인간에게는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꽃을 그린 프랑스의 유명 화가인 모네는 예쁜 연꽃보다 안 보이는 물속을 그리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우리 생활을 되돌아봐도 공기나 인간의 마음처럼 중요한 것은 안 보인다. 바쁜 시간에 쫓겨 사는 현대사회라서 더욱더 빛이 없는 시간과 공간을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안 보이는 것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싶을 따름이다.

요코야마 히데코 리포터 sj083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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